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LG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더 크다. 올해 초 공개한 프리미엄 백색 가전의 야심작 ‘LG 시그니처’와 전략 스마트폰 ‘LG G5’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2분기이기 때문이다. 두개의 ‘필살기’를 안 쓰고도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기에, 2분기에 대한 기대는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기대는 LG전자만이 아니다. 깜짝 실적을 올린 LG전자와 달리, 이익 감소 또는 영업 손실까지 걱정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LG전자 덕을 보길 기대하고 있다. LCD 패널 가격 폭락에 시달리는 LG디스플레이, 또 애플 아이폰6S의 부진에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LG이노텍을, 이제 LG전자가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기대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 ‘LG G5’가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G5가 잘 팔려야 LG디스플레이도 LCD 사업에서 반등을 할 수 있고, 또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과 각종 부품도 살아날 수 있다”며 “두 회사 2분기 실적 반등 여부는 G5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다. 국내 출시 첫 주 삼성전자 갤럭시의 아성을 깨고 판매순위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G3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올라선 자리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가장 큰 시장인 북미에서 반응도 뜨겁다. LG전자 조립라인 뿐 아니라 협력회사들까지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밀려드는 주문을 따라잡기 버거울 정도다. 2분기 300만대, 연간 1000만대라는 G5 목표를 좀 더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희망’과 ‘기대’까지 나온다. G5에 액정과 카메라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덩달아 좋아질 수 밖에 없는 선순환의 시작이다.
1분기 ‘백색 가전의 재발견’으로 증명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사업 역시 형제 회사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다. LG전자의 OLED TV가 많이 팔리면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의 OLED TV가 지난해보다 190% 늘어난 90만대까지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 역시 다양한 백색 가전 제품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 기능까지 더한 ‘LG 시그니처’ 브랜드가 본격 가세하는 2분기에는 관련 부품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LG전자 의존도를 낮추며 영업이익을 올렸다면, 올해는 LG전자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잘 나가는 LG전자가 형제 회사의 실적까지 이끄는 견인차 역활을 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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