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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핵심계층 연쇄 이탈…급변 사태 대비에 만전을
중국 닝보시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3명이 며칠 전 집단으로 국내로 들어온 데 이어 정찰총국 소속 북한군 대좌가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한다. 작년 5월에는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이 가족들과 국내에 입국한 사실도 확인됐다. 북한의 해외 주재원과 고위 장교, 외교관의 잇단 탈북 소식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북한의 상류 사회를 형성하며 정권을 떠받치는 핵심 계층이다. 그동안 주류를 이루던 일반주민의 탈북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김정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징후로도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찰총국 고위 간부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장교의 탈북과 국내 입국은 이미 몇 차례 있어지만 일반 인민군 부대의 장성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북한의 정찰 총국은 대남 및 해외 공작을 총괄하며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런 조직의 고위급 간부가 탈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북한 해외식당 여성 종업원 탈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북한의 상업대와 예술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출신 성분도 좋은 엘리트 계층들이다. 그러니 이른바 ‘사상적 무장’도 확실하게 돼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이, 그것도 집단으로 탈북을 결행했다는 것은 기존의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북한 내부는 물론 해외지역에 대한 감독과 감시에도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화 상납 압박, 김정은 공포 정치에 대한 두려움 등 이들이 북한을 떠난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우리 TV와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의 허구성을 알게된 게 가장 많이 작용했다고 한다. 북한내에도 이미 각종 남쪽 매체들이 다양한 경로로 흘러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급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들의 탈북과 입국의 발표 시점에는 아쉬움이 많다. 공교롭게도 지금은 총선 선거전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민감한 시점이다. 그런데 이런 발표가 나왔으니 ‘북풍(北風)’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오해를 살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북한 여성들의 집단 입국 사실이 정부합동조사 시작도 하기 전에 알려진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반면 이미 해를 넘긴 정찰총국 간부 망명사실을 굳이 지금 끄집어 낸 것도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공연한 오해는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만 불러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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