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중국 내수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양적 성장으로, 수익성이 높은 북미 및 선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에게 아직은 큰 위협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5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35.6%로 34.6%의 한국을 처음으로 앞섰다. 30인치 소형 TV를 시장으로 중형까지 점차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마침에 고부가 대형 TV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것이다.
대당 1000달러가 넘는 고가 제품들이 대부분인 대형 TV 시장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과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이 시장에서 2013년 42.2%, 2014년 40.4%의 수량 기준 점유율로 우위를 보였다. 또 일본 업체들 역시 2013년 23.4%, 2014년 22.1%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이 같은 판도도 바꾸고 있다. 2013년 22.5%에 불과했던 중국 업체들은 2014년 23.4%로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고, 지난해는 35.6%까지 볼륨을 키우며 마침내 대형 TV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의 5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갔고, 또 일본 업체들도 20%의 마지노선을 내주고 말았다.
다만 이 같은 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중국 내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한계도 명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대형 TV 매출 대부분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IHS가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의 50인치 이상 TV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8.3%에 불과했다. 51.7%의 한국과 21.1%의 일본, 또 10.6%의 미국에도 뒤지는 수치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샤프와 산요의 멕시코 공장을 인수하고, 또 스카이워스가 독일 메츠를 인수하는 등 M&A를 통한 기술력 및 브랜드 인지도 따라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 제품 개발만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대형 TV 시장, 또 이 중에서도 고부가 제품 선호도가 높고 구매력도 탄탄한 북미 및 유럽, 선진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TV 시장 경쟁 구도의 관건이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LG전자가 OLED TV로 1분기 예상 이상의 좋은 실적을 올리고, 또 삼성전자도 퀀텀닷이라는 차별화된 요소로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아성을 지키고 있는 것도,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기술 덕분”이라며 “UHD와 곡면형 TV 등 가격만으로는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기술 요소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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