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광고로 보는 세상]복잡하기 싫은 세상, 광고도 쉬워야 통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요즘엔 1년만에도 강산이, 세상이, 기술이,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훅훅 변해버리고 있으니까. 삼성 갤럭시의 국내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살짝 한 눈만 팔아도 열 걸음은 뒤쳐지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젊은 사원들에게 이건 뭐냐고 물어봐야 하고 그마저도 눈치 보일 때 조용히 인터넷을 마구 뒤져야만 했다.

그런데 요즘은 기술보다는 오히려 소비자들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있다. 소비자들도 어려운 기술의 혁신 보다는 그것이 실제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삼성 갤럭시 광고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 기어 S2의 광고가 딱 그랬다. 기어 S2 이전에는 스마트워치라는 새로운 디바이스라는 점에 주안을 두고 이 디바이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렸다면, 기어 S2에서는 왜 원형인지, 그 원형이 소비자의 삶에 얼마나 익숙한 것인지, 그렇기 때문에 기어 S2를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그 하나만을 알려주는 데에 집중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오디오 볼륨을 조절하거나,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렸던 것처럼 기어 S2에서는 원형의 스마트워치 휠을 돌려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내비게이션을 보고, 운동량을 측정하고 전화를 걸 수 있다. 광고는 소비자가 신제품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고, 실제로 이 광고는 2016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에서 TV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기어S2의 두 번째 광고도 일맥상통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광고에서도 제품이 이러저러하다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연말연시 시즌에 ‘선물하기 좋은 기어S2’ 라는 메시지만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갤럭시 S7의 광고가 그 정점을 찍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많은 기능들에 오히려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소비자의 75%가 이제는 단순히 통화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 찍고, SNS를 하는 데에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한다고 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그들의 일상에서 가장 쉽게, 가장 자주 쓰는 기능들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갤럭시 S7은 혁신적인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것을 잘 풀어낼 수 있고 젊은 타깃층이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여행이라는 크리에이티브의 그릇에 담아냈다. 어려운 옥타코어도 LTE Cat.9도 아닌 그저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이 잘 찍힌다는 것, 그것 하나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쉬워야 한다, 쉬워야 한다. 요즘 광고를 하면서 계속 되뇌는 말이다. 쉽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쉽다는 것은 현학적으로 이야기 하지 말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고, 그들의 손이 머무르도록 할 수 있을 테니까. 특히나 요즘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는. 그런데 그렇게 쉬운 광고를 만드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