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이렇게 만든 건 다름아닌 슈퍼카 중의 슈퍼카 ‘라페라리’였다. 강렬한 빨간색 스포츠카인 라페라리는 카지노 앞 광장을 빙 둘러싼 초호화 차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다. 그 수많은 비싼 차 중에서도 유독 이 라페라리 주변에만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몬테카를로 카지노 앞에 주차된 라페라리. 차 주변에서 촬영 중인 관광객들 |
그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A4 용지에 각국 언어로 적어 놓은 문구였다. 종이에는 불어, 영어를 비롯해 모두 16개의 언어로 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언어는 제각각이었지만 뜻은 하나였다. ‘PLEASE DON‘T TOUCH’ 즉 ‘제발 손대지 마세요’란 뜻이었다. 카지노를 방문한 차주가 자신의 차에 손떼라도 묻을까봐 관광객들을 향해 남긴 간곡한 부탁이면서도 일종의 ‘경고장’이었다.
이 때문인지 라페라리를 뚫어지게 둘러보는 관광객들은 차주의 메시지를 보고 차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한 남성은 “차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보닛에 손이 갔는데 종이에 적힌 문구를 보고 멈칫했다”고 말했다.
라페라리 차주가 A4 용지에 “제발 손대지 마세요”라고 적은 모습. 16개 언어로 적혀 있었다 |
시선을 사로잡는 차인 만큼 주차된 장소는 카지노 정문 바로 앞인 ‘명당’이었다. 라페라리 주변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내로라하는 초럭셔리 브랜드들만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멀찌감치 사이드 쪽에 주차된 포르쉐 카이엔 S는 굴욕아닌 굴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라페라리는 2013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콘셉트카 형태로 공개됐던 모델로 영어로 ‘더 페라리(The ferrari)’를 의미한다. 기존 60주년 기념으로 개발된 ‘엔초 페라리’의 후속이다.
라페라리는 페라리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800마력을 발휘하는 12기통 6300㏄급 가솔린 엔진에 163마력의 전기모터의 힘을 더해 총 963마력을 발휘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단 3초면 충분하다.
이후 시속 200㎞까지는 7초, 300㎞까지는 15초내에 주파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350㎞까지 가능하다.
슈퍼카들에 밀려 카지노 사이드에 주차된 포르쉐 카이엔 S |
출시 당시 가격은 130만유로(약18억9000만원) 우리 돈으로 약 19억원에 육박했다. 특히 499대 한정 생산이어서 전세계 고객 중 엄선된 대상자에게만 구매 자격이 주어졌다. 이 때문에 차값에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페라리 지사 직원들이 구매 신청을 받아 본사에 구매희망 고객 리스트를 보내면 본사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구매자격을부여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페라리 차종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매우 까다로운 전제조건이 붙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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