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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기본기 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VW ‘골프 GTD’ 타보니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1년여 전 시승했던 더 비틀 클럽 리미티드 에디션. 개인적으로 이 차가 폴크스바겐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승차가 될 줄 알았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틀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지만 작년 ‘디젤스캔들’이 터진 후 폴크스바겐 차량을 시승하겠다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았다. 비틀의 여운이 컸던 탓일까. 폴크스바겐 차주가 아닌데도 디젤스캔들이 안겨준 배신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시 폴크스바겐 차를 타게 된 이유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연비조작 논란 속에서도 무엇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인기가 계속되는지 알고 싶었다. 물론 국내 법인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이 폴크스바겐 차를 선호하데는 더 큰 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늘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을 유지하는 골프를 타게 됐다. 시승한 차는 신형 골프 GTD. GTD는 그란 투리스모 디젤의약자다. 우선 짚고 넘어갈 부분은 엔진. 유로6 기준에 EA288엔진으로 디젤스캔들 중심에 있던 EA189엔진과는 다르다.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하니 직관적인 운동성능이 눈에 들어왔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는대로 가속력, 제동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속도를 내고 싶은데 생각처럼 가속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깊이 밟지 않아도 됐다. 가속과 감속 등 차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일단 합격점이었다.

상황에 따른 변속도 만족스러웠다. 6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는 시승 내내 부드럽게 작동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단 0.02초 안에 운전자가 거의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변속이 부드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운전이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만큼 핸들링도 잘 설계돼 있었다. 차선을 바꾸거나 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 휠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일반적으로 휠을 끝까지 돌리기 위해서는 2.75바퀴(500도)를 움직여야 한다면 골프GTD에 장착된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은 2.1바퀴 (380도)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운전하면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차 자체적으로 일정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골프 라인업 중 고성능 모델로 속도감을 즐기기에도 무난한 가속 성능을 보유했다. 제원상 골프 GTD는 이전 세대 대비 14마력 증가한 184마력(3500~4000 rpm)에 달하며, 최대토크는 38.7㎏ㆍm(1750~3250rp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5초, 최고 속도는 시속 228㎞다.

낮은 rpm 영역에서도 최대토크가 구현돼 가속페달에 가하는 힘을 서서히 올리면 순간적으로 치고나가곤 했다. 고속에서는 차체가 약간 흔들리기는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면에 밀착됐다. 일반 골프에 비해 골프 GTD는 차체가 15㎜ 낮게 제작됐다.

주행모드는 에코(Eco), 스포츠(Sport), 노멀(Normal), 인디비주얼(Individual) 등 4가지 모드를 택할 수 있다. 스포츠는 직선코스보다 회전구간,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더 빛을 발했다.

스포츠 모드로 굽이진 언덕을 내려올 때 브레이크에 큰 힘을 가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제동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엔진브레이크가 일정 부분 걸린 것처럼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여기에 전자식 디퍼렌셜 록(XDS)의 업그레이드된 기능 XDS+도 역할을 했다. 이는 마찰력이 낮은 경우 코너링 두 차축의 안쪽 휠에 추가적인 제동력을 발생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적은 스티어링으로도 원하는 방향으로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도 활성화되도록 확장돼 접지력을 향상시키고보다 역동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짧게 경험해본 골프 GTD는 자동차 기본적 요소에서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는 차였다. 완성차 브랜드 중 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폴크스바겐 저력의 단면이기도 했다. 이는 실제 폴크스바겐 유경험자들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기본적인 운동성능에 비해 내부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다는 평이 더 많다. 4000만원이 넘는 차값에 비해 운전석도 전자식으로 조절해야 하는 점에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기본 매뉴얼에는 어드밴스드크루즈컨트롤 등의 기능이 설명돼 있었지만 시승차에는 적용되지 않아 편의사항을 충분히 경험할 수 없었다.

200여㎞ 주행한 뒤 측정된 연비는 14.8㎞/ℓ였다. 도심 주행 비중이 더 높은 탓에 복합연비(16.1㎞/ℓ)보다는 낮게 나왔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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