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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코와 손잡은 현대차…더욱 뚜렷해진 ‘투트랙 전략’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현대차가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한 첫 공식 파트너로 네트워크 부문 전문기업인 시스코를 선정하면서 이후 현대차와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이동성)의 또 다른 축인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기존대로 철저히 독자노선을 유지하기로 해 커넥티드카와 친환경차에 대한 현대차의 ‘투트랙’ 전략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시스코 척 로빈스 CEO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호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 회의실에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시스코 척 로빈스 CEO(사진 왼쪽)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진행(맨오른쪽) 현대차그룹 사장이 미국에너지부와 만나 수소차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차량 내부에서 이뤄지는 데이터의 송수신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현 단계의 자동차는 제어해야 할 데이터 양이 많지 않아 소용량의 저속 네트워크가 기본으로 적용돼 왔다.

하지만 미래 커넥티드 카는 제어해야 할 장치는 물론, 송수신 데이터 양도 방대하게 증가해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차량 내 초고속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시스코와 개발하려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기존 차량 네트워크 대비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들과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한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경쟁사들도 주요 IT업체들과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16’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는 세계적인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장치 전문회사 엔비디아가 개최한 컨퍼런스로 여기에는 아우디, 포드,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GM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시각적 정보가 더욱 다양해지고 양도 크게 늘어나 자동차에 그래픽 처리장치가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자율주행차를 위한 드라이브 PX, PX2 플랫폼을 개발해 완성차 브랜드와 자동차 부품사 등 80여개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포드-아마존, 폴크스바겐-LG전자, 볼보ㆍ르노닛산-마이크로소프트, BMW-삼성전자, 도요타-마이크로소프트 등처럼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굵직한 IT기업과 손잡고 있다.

현대차와 시스코의 협업이 눈에 띄는 부분은 유일하게 네트워크 전문 기업을 파트너사로 택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부문 최강자인 시스코와 협업한다는 것은 현대차가 단순 커넥티드 카 개발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커넥티트 카가 움직이는 인프라까지 영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시스코를 필두로 현대차가 커넥티드카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할 전망인 것과 달리 친환경차는 앞으로도 철저히 독자적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도요타와 BMW가 2013년 ‘연료전지(FC) 시스템 공동 개발’에 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다임러 AG, 포드 등이 합세해 연료전지차를 공동 개발 중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사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독자적으로 개발할 경우 기술 보안에도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독자노선을 걷는 또다른 이유는 제휴에 따른 실패 사례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스즈끼와 폴크스바겐은 업무ㆍ자본 제휴를 맺어 스즈끼는 폴크스바겐으로부터 친환경차 기술 및 선진시장 진입 노하우를, 폴크스바겐은 스즈끼로부터 인도시장 진출기회 확대 및 생산비용 감축 노하우를 얻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스즈끼는 폴크스바겐의 지배력 행사를, 폴크스바겐은 스즈끼의 기술 관련 계약 위반을 주장하면서 양사의 제휴는 결국 깨져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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