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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모태범·박지연 등 국가대표 선수 사로잡은 비결은 기술력”
스포츠 언더웨어 기업 애플라인드 김윤수 대표 밝혀


티셔츠의 모양은 평범했다. 티셔츠를 집어 들어 바라보자 성긴 올 사이로 햇살이 뚫고 들어왔다. 한 눈에도 통기성이 좋아 보였다. 티셔츠 겉감 위에 물을 붓자 놀랍게도 물이 스며들지 않고 겉감 위에서 굴렀다. 반대로 속감 위에 물을 붓자 물은 빠른 속도로 스며들었다. 그런데 겉감에는 속감에 스며든 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능성 스포츠언더웨어 기업 애플라인드의 김윤수 대표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편발수(偏發水) 코팅기술인 ‘드라이큐브’의 실체”라며 “이 기술을 적용한 스포츠웨어는 땀을 빠르게 흡수하되 바깥으로는 땀자국이 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

애플라인드는 대중보다 운동선수들이 먼저 진가를 알아본 브랜드. 모태범·이승훈·심석희 등 세계 정상급 빙상선수들을 비롯해 오진혁·기보배 등 양궁 국가대표 선수, 박세리·노무라하루·박지연 등 국내외 최정상급 골프선수들이 애플라인드의 팬이다.

김 대표는 30년 동안 섬유업계에 종사하며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섬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이지만 쉽게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바로 자신만의 브랜드에 대한 욕심이었다.

애플라인드 제품을 착용한 모태범 스피드스케이팅선수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섬유인프라를 가진 한국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은 많은데 ‘왜 토종 브랜드는 하나도 없을까’ 의문과 회의가 들었다”며 “90년대 말부터 섬유 수출환경이 악화돼 OEM으론 살아남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어 승부를 걸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은 고품질과 고급화. 애플라인드는 2008년부터 편발수기술 개발에 착수해 2012년 국내 최초로 기술(드라이큐브)를 개발해 기능성 의류에 적용했다. 드라이큐브의 특징은 아웃도어 등 두꺼운 원단에 접목된 게 아니라 이너웨어 등 가벼운 기능성 스포츠웨어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일반의류는 흡수와 발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두겹의 원단을 사용한다. 하지만 드라이큐브 기술은 한장의 원단에 두가지 기능을 모두 적용해 옷의 무게를 30% 이상 줄여준다”며 “원단의 숨구멍을 그대로 보호하는 코팅기술을 구현했기 때문에 흡수와 발수 기능이 구현됨과 동시에 통풍효과도 뛰어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플라인드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도 더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홈쇼핑 황금시간대인 주말 오전에도 제품을 완판시키며 주목을 끌었다. 2007년 20억원으로 시작했던 매출은 지난해 15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목표는 250억원. 

애플라인드 제품을 착용한 박지연 골프선수.
김 대표는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택했다”며 “최고의 마케팅 전략은 품질이고, 품질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제품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라인드는 오는 6월에는 강원도 원주시 1만804㎡ 부지에 총 110억원을 투자해 신사옥을 세운다. 신사옥에선 연구개발(R&D) 센터, 검품센터, 물류센터 등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진다. 또한 애플라인드는 섬유업계에서 최초로 전국 각지의 소규모 봉제공장과 ‘연합 생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봉제공장은 대부분 소규모이지만, 이들 각자 자신만의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합하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진다”며 “연합 생산시스템을 도입하면 생산비가 절감돼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남=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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