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저가 전쟁’ 미스테리…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헤럴드경제=도현정ㆍ박혜림 기자]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 젊은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최저가 경쟁을 벌이자 업계에서는 우려했다. 출혈경쟁 아니면 치킨게임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우려와는 달리 최저가 경쟁에 뛰어든 업체들은 대부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긴 업체만 있고 진 업체는 없는 ‘최저가 미스테리’가 나온 셈이다.

가장 크게 웃고 있는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 2월 기저귀를 시작으로 분유, 커피믹스, 샴푸, 캔햄, 세제 등을 ‘가격의 끝’이란 이름으로 최저가 판매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기저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7%, 분유는 131.8% 늘었다. 커피믹스는 161.8%, 캔햄 판매량은 300%나 증가했다. 또 샴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5809.7% 늘었다.

롯데마트는 품목을 늘려가며 벌이는 최저가 경쟁 대신 산양분유와 일부 분유 제품 등 한정된 품목만 상시 할인가로 판매했다. 본격적인 생필품 최저가 경쟁은 아니지만, 해당 분유 판매가 30% 가까이 신장했다.

유통업계의 최저가 경쟁을 불러 일으킨 쿠팡도 판매량 신장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 업체들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쿠팡이 고객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최저가 경쟁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쿠팡의 기저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분유는 71%, 생리대는 100%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슈퍼마트 코너를 통해 생필품 최저가에 도전했다. 티몬은 올해 업계간 최저가 경쟁 속에서 자사의 생필품 판매가 평균 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즉석밥 239%, 라면 227%, 칫솔 169%, 참치캔 150% 증가했다.

뒤늦게 뛰어든 G마켓의 큐레이션 쇼핑몰 G9에서는 기저귀 판매량이 398%, 헤어케어 용품 등도 178%나 늘었다.

업체들은 단순히 판매량이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연관구매가 활발해지고, 자사의 온라인 채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부수 효과에 고무돼 있다.


대형마트들은 모바일 업체에 빼앗겼던 소비자들의 시선을 돌리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가 진행하고 있는 ‘가격의 끝’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몰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 기저귀는 오프라인에서의 판매량 신장률이 127.7%인데, 온라인 신장률은 843.4%다. 

캔햄은 온라인 신장률(4558.0%)이 오프라인 신장률(223.7%)보다 20배 가량 높다. 특히 기저귀나 샴푸 등은 부피가 크거나 무거워서 점차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던 상품이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답이 없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매년 매출이 빠지고 있던 상품들이 최저가 경쟁의 주역이 되면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온라인몰 경쟁력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최저가 경쟁의 성과를 찾고 있다.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몰 등은 오히려 대형마트와의 최저가 경쟁 덕분에 자사의 생필품 판매 홍보 효과를 얻게 됐다고 보고 있다. 

연관구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G9에서 최저가 상품 2탄으로 내놨던 레저 이용권은 판매건수가 평소의 2배 이상(160%)으로 많아지면서 여행상품 판매량도 덩달아 2배 이상(154%) 올랐다. 레저 이용권을 구매한 고객들이 G9의 여행상품을 함께 보면서 구매하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두가 이긴 최저가 경쟁이 일시적인 판매 증가일뿐, 결국 출혈경쟁으로 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마진이 줄어든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유통업체는 물론 협력업체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