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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빌딩 수요 경기도行 가속화…공실률 전국 최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경부선 축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일대 업무용(오피스) 빌딩의 인기가 뜨겁다. 올 1분기 전국에서 오피스 공실률이 최저인 걸로 조사됐다. 서울의 수요를 빨아 들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2008년부터 시작한 ‘강남시대’를 접고 본사를 수원으로 옮긴 데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판교테크노밸리 육성 프로젝트가 화이트컬러의 경기도행(行)을 가속화한 걸로 풀이된다. IT업체가 국내 IT산업의 ‘메카’였던 강남 테헤란로를 등지고 ‘판교 대이동’을 한다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가 올 1분기 전국의 오피스빌딩 824개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대시장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공실률은 5.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공실률은 13.4%인 점을 감안하면, 판교ㆍ수원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내 사무공간 수요가 치솟은 셈이다. 
서울에 머물렀던 기업체들이 경기도로 둥지를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사진은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헤럴드경제DB]


경기도의 낮은 공실률은 안정적인 임대수입으로 이어졌다. 1분기 투자수익률이 1.87%로, 작년 4분기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에서 투자수익률이 가장 좋은 제주도(2.80%)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도내 오피스빌딩이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전국의 오피스는 소화불량에 걸린 모양새다. 전국 평균 공실률 13.4%는 작년 4분기보다 0.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새로 공급된 오피스빌딩은 350개동이고, 올 1분기는 217개동으로 줄어 들었다”며 “그런데도 기업경기가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면서 제 때 해소되지 못한 오피스 공간이 늘어난 걸로 분석된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ㆍ종로ㆍ명동을 아우르는 도심지역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0.3% 포인트 올랐고, 홍대ㆍ합정은 3.8%포인트나 상승했다. 강남지역(강남역ㆍ테헤란로ㆍ서초)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1.1%포인트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론 강남지역 공실률이 낮아졌지만, 아무래도 삼성전자가 강남역에서 빠져 나갔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주목도가 예전보다 덜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수익률은 도심(0.03%포인트 상승) 지역만 전분기 대비 올랐고 ▷강남(-0.08) ▷여의도ㆍ마포(-0.34%) ▷기타지역(-0.12%)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국 오피스빌딩 평균 공실률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공실률이 크게 늘었다. 1분기 부산(17.9%)과 울산(23.1%)의 공실률은 직전 분기와 견줘 2%포인트대로 올랐다. 이들 지역경제를 이끌던 조선업체들이 최근 수주 급감 등으로 침체기에 접어들며 업무공간 수요도 크게 줄어 들었다.

한편, 1분기 전국의 평균 임대료는 3.3㎡당 4만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임대료가 3.3㎡당 6만7000원 수준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 3만6000원 ▷인천 3만원 ▷울산 2만7000원 ▷부산 2만6000원 등으로 조사됐다.

임대료 변동 추세를 보여주는 임대가격지수는 99.9로 직전 분기보다 0.1 가량 떨어졌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0.4 하락한 것이다. 임대가격지수는 2014년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체들의 ‘이전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강남대로 주변은 임대가격지수가 99.5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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