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식물(마키노 도미타로 지음, 안은미 옮김, 한빛비즈)=해바라기 꽃이 해를 따라 돌지 않고 부동자세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밝힌 인물이 ‘일본의 식물학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키노 도미타로다. 독학으로 식물을 공부하고 일본 최고의 대학에서 교수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하루 한 식물’은 그가 아흔살에 펴낸 책이다. 100일동안 하루에 하나씩 식물을 관찰하고 연구해 기록한 식물 탐구 일기다. 식물에 대한 기본 정보와 어원과 얽힌 일화, 고서 속 기록까지 세세한 정보를 담았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다시마를 중국식으로 잘못 부르고 연자화와 제비붓꽃을 동일시하고 잘못 표기하는 걸 그는 개탄해하며 제 이름을 부를 것을 제안한다. 하루에 하나씩 식물에 바른 이름을 찾아주려한 그의 식물인생의 자서전격이다.
▶사회신용(클리포드 H. 더글러스 지음, 이승현 옮김, 역사비평사) =대안경제 시스템의 일종인 ‘사회신용론’의 토대가 된 클리포드 더글라스의 책이 국내 첫 완역돼 나왔다. 최근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과 관련, 불황과 공황의 시대에 왜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한지 경제적 논리와 철학적 지향을 제시한다. 더글라스는 먼저 ‘은폐된 정부’로서의 은행, 즉 금융시스템을 향한 비판에서 출발한다. 이자가 붙는 부채를 갚아야 하는 은행신용 시스템에서는 경제성장이 끝없이 강요될 수 밖에 없고, 그런 성장이 멈추면 경제는 슬럼프에 빠져 붕괴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해결책으로 은행이 아닌 공정한 국가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공공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건전한 돈의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편적 복지로서의 ‘국민배당’(기본소득 개념)을 모든 국민들에게 배분하자는 제도까지 나아간다. ‘돈의 존재 방식’, 즉 부채 의무에 기초한 경제의 암울한 미래에 대한 통찰이 빛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