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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브렉시트’ 원치 않는 까닭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은 영국이 유럽연합(EU)를 떠나지 않길 바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이후의 상황을 가정해 미국이 EU보다 먼저 영국과 무역 협상을 벌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영국은 EU 안에 있을 때 최고의 상태에 있을 수 있다”며 “미국인들은 영국의 영향력이 유럽 내에서 계속 커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정책자문인 제이크 설리번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국의 EU 잔류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미국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브렉시트를 꺼리는 이유를 전했다.


영국은 미국의 주요한 시장이자 손쉽게 유럽 시장 전체와 만날 수 있는 통로다. 미국 기업들에게 영국은 EU 전체 국가 중 가장 접근이 용이한 국가다. 같은 영어권에 인력도 풍부하다. 미국 기업과 제휴사의 유럽 전체 매출 중 30%가 영국에서 나온다. 이러한 영국 시장을 통해 다른 유럽 시장에도 손쉽게 접근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은행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미국 은행들은 금융업이 발달한 영국을 발판 삼아 유럽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이 EU의 회원국으로서 나머지 27개국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권 제공’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미국 전 재무부 관료들은 이와 관련해 “EU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는 런던에 기반을 둔 은행들에게 각 국의 다양한 규제 승인을 거치지 않고도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영국은 EU를 탈퇴하더라도 금융업 중심지로 남아 있겠지만 유럽 진출 가능 지역으로서의 장점까지는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역 관계도 복잡해진다. 활발한 무역 관계와 이로써 형성된 시장을 그대로 지켜내기 쉽지 않다. 미국은 영국에게 EU 다음으로, 영국은 미국에게 7번째로 규모가 큰 무역 파트너다. 영국 수출 규모의 10%가 미국 시장으로 간다. 미국은 지난해 560억달러 규모의 제품을 영국에 수출했다.

서비스산업 부문에서는 양국 관계가 더 중요하다. 통신, 기술, 금융 등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브렉시트는 이 모든 것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영국이 EU에서 빠져 나오면 무역 협상은 다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브렉시트시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협정이 최대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양국의 대규모 상호 투자 관계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2014년 기준 영국은 미국 해외직접투자(FDI)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 기업도 영국의 최대 해외 투자자다. 미국 기업들은 영국 내에서 120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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