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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건강 체크포인트 ③] 풀밭 속 야생진드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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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이 시 피부 노출 줄이고 귀가해서 세탁은 필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야외 활동의 계절인 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봄을 만끽하기 위해 가족, 친구와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 풀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가족과 도시락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가족 나들이.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동안 전국에서 많은 환자를 발생시켰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병이 서서히 활개를 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과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에 물려 옮는 전염병으로,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지난 12일 질병관리본부는 제주도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하면서 국민들의 야생진드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살인진드기라고도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해 전염되는 SFTS는 2011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환자 감염이 확인된 신종 전염성 질병이다. 주로 SFTS를 유발하는 분야바이러스(bunyavirus)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가 사람을 물 때 전염된다. 진드기가 활동하는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발병하고, 7월과 9월 사이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SFTS는 전국에 걸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제주도가 발생률이 가장 높고 도심 근교에서 환자 발생이 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고 약 1~2주의 잠복기가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원인도 모른 채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감기와 비슷하게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계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두통과 근육통,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하면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이 나타나면서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해 몸속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사망률이 30%인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다.

현재 증상만 완화시킬 수 있는 대증요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험적인 치료로 혈장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혈장교환술, 건강한 사람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혈청을 환자 체내에 넣는 회복기 혈청 주입술 등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 중에는 리바비린이라는 약제가 실험실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정맥으로 투여할 수 있는 리바비린 약제가 없어서 사용에 제한이 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족 나들이나 등산을 할 때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잔디나 풀과 살갗이 닿지 않도록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외출을 마치고 귀가한 후에는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쯔쯔가무시병=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의해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렸을 때 발생하는 질병이다. 원래 일본의 일부 지방에서만 발생하던 풍토병으로만 알려졌지만 점점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됐다.

실제로 국내에서 쯔쯔가무시병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9월부터 10월사이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의 서남부 지역에 수풀이 우거진 지역에서 환자 발생이 많다.

사람에게 쯔쯔가무시병을 옮기는 털진드기는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유충에서 번데기로 변화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 때 척추동물의 조직액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의 팔, 다리, 머리, 목 등과 같은 노출 부위나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등은 유충에게 주요한 영양 공급처가 된다.

결국 유충이 사람을 물어 체내 세포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조직액을 흡입하면서 유충에 있는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이 인체 내로 들어가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린 후 증상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보통은 10~12일이다. 처음에는 두통이 심해지고, 점점 온몸에 오한과 전율이 생기면서 열이 나고 근육통이 심해진다.

진드기 물린 부위는 처음에는 5~20㎜ 정도의 가피(딱지)가 나타나고, 붉고 경화된 병변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수포를 형성한 후 터져 흑색으로 착색된다. 균에 감염된 후 3~5일 후에는 몸통의 발진이 팔과 다리까지 퍼진다.

쯔쯔가무시병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간수치가 올라가고 백혈구 숫자와 혈소판 숫자가 내려가는 등 혈액 검사 이상 소견이 나타나고 환자에 따라서는 뇌수막염, 폐럼,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책과 같이 풀밭 위에 그냥 눕지 않고 돗자리 등을 깔고 그 위에서 쉬어야 한다. 또 진드기가 직접적으로 잔디와 접촉하지 않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옷에 유충이 붙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야외 나들이 후에는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야 한다.

만약 쯔쯔가무시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은 의심이 든다면 먼저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증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테트라사이클린, 독트라사이클린과 같은 항생제를 투여하면 수일 내에 급격하게 증상이 호전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 입원해 항생제 치료와 증상 완화를 위한 일반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사람 간의 전염성은 없기 때문에 격리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한 번 걸렸다고 해서 면역력이 생기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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