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버이연합 회계·결산은 깜깜이?…회원들“회비 어떻게 쓰이는지 몰라”
사무총장 독단적 운용 의혹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은 매달 평균 60~80명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회원 뿐만 아니라 임원인 회장ㆍ부회장들 마저 단체의 자금 운영 상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회비 결산 내역은 물론 회비 이외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어버이연합의 자금 관리와 전반적인 활동은 추선희 사무총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 이후 그는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서울 종로구 인의동 쌍린빌딩 2층 어버이연합 강당에는 매달 회원들이 내는 회비 납부 내역이 걸려있다. 내역에 따르면 회원별로 평균 1만~5만원의 회비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에는 148만원, 2월에는 172만원, 지난달에는 267만원의 회비가 걷혔다. 평균 150만~250만원 안팎이다.

그러나 회비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게재 등 모든 회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지되지 않고 있다. 강명기 어버이연합 부회장은 26일 “회비 사용내역에 대해 회원들에게 고지하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강연실에 회원들을 모아놓고 구두로 얘기해준다”고 답했으나 재차 질문하자 “서면으로도 보여주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해진 공개 방식이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반 회원들의 전언은 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한다는 강 씨의 설명과는 배치됐다. 이날 어버이연합 사무실 건물 밖에서 만난 한 회원은 매달 그렇게 꼬박꼬박 내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 지 얘기를 듣고 있냐는 질문에 “들은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사고로 한쪽 눈이 실명돼 국가로부터 받는 장애수당 4만원과 노령연금 20만원이 소득의 전부였지만 매달 1만원씩 회비로 지출해왔다.

건물 초입에서 만난 또다른 회원도 매달 받는 120여만원의 연금 중 3만원씩 회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역시 “매달 내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구두나 서면으로 설명들은 바도 없고 어디 쓰는 지는 모른다”고 했다. 다른 회원들은 입을 모아 “무료급식에 쓰겠지”라며 추측할 뿐이었다. 그 날 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있는 회원은 없었다.

추 사무총장은 자금 관리 외 단체운영 전반에 대한 전권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오후 2시반께 신고됐던 마포구 상암동 JTBC 앞 어버이연합 시위가 돌연 취소된 사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종문 어버이연합 부회장은 “추선희 사무총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무총장 없으면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건물 주인이 사무실 내놓으라고 했다는 부분도 다 추 총장이 하는 거라 추 총장이 없으면 모른다”고 했다.

또 그는 “사무총장한테 내가 문자메시지 넣었는데 답장 없었다. 3일동안 못 봤다”고 했다. 심인섭 회장 역시 어버이연합의 법인 등록 여부, 지원금사업 응모 사실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런 거 잘 모른다”고만 반복했다. 추 사무총장이 심 회장과 부회장단을 따돌린 채 어버이연합 활동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