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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밥 신세 국산 터보 세단 이젠 빛보나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중형 세단은 2000㏄’라는 통념에 부딪혀 1600㏄ 전후로 체급을 낮춘 가솔린 터보엔진이 국산 세단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을 장착한 신차들이 이런 장벽을 넘고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있다. 이에 크기는 줄어도 힘 좋은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이 소비자들로부터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29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쉐보레 올 뉴 말리부가 사전계약 첫날에만 2000대를 돌파한 가운데, 향후 엔진별 사전계약 비중은 1.5터보 모델이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으로만 구성된 쉐보레 올 뉴 말리부

한국지엠은 이번 신형 말리부를 출시하면서 모든 엔진을 다운사이징한 뒤 터보차저를 장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신형 말리부는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 없이 1.5터보, 2.0터보 모델로만 구성됐다. 1.5터보와 2.0터보는 이전 자연흡기 모델이었던 2.0리터, 2.4 엔진에서 축소된 것이다. 대신 터보차저를 달고 가속성능이 개선됐고, 엔진 크기가 줄어 연비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은 자연흡기보다 최대토크와 최대출력이 뛰어나 폭발적인 가속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이는 특정 엔진 회전구간에서 유효하다. 때문에 폭넓은 구간에서 고른 토크와 출력을 내는 자연흡기 엔진이 세단의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주행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이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소비자들 편견을 뛰어넘는 것이 제작사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1.6터보, K5 1.6터보를 출시했지만 현재 판매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지난달 기준 전체 판매량에서 쏘나타 1.6터보와 K5 1.6터보의 판매 비중은 둘다 1.9%에 불과했다.

르노삼성 SM5 1.6 모델도 지난달 전체 SM5 판매량 중 5.6%에 그쳤다. SM5 1.6은 사실상 단종돼 지난달까지만 판매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형 말리부가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모델로만 사전계약 첫날 2000대를 돌파한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1.5터보가 향후 계약에서 6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중형 세단=2000㏄’라는 인식이 조금씩 깨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형 말리부 1.5터보가 앞서 출시된 동급의 다운사이징 터보 모델보다 저렴한 2310만원부터 시작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이번 선전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운사이징 터보 돌풍에는 SM6도 가세하고 있다. SM6 1.6TCE 모델은 사전계약분의 30%를 차지해 비교적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에 르노삼성은 3월부터 다음달 출고분까지 SM6 1.6TCE 모델이 누적 6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1.6터보 엔진을 단 아반떼 스포츠를 출시했다. 터보차저를 달아 최고출력 204마력(ps), 최대토크 27.0㎏ㆍm로 웬만한 중형 세단을 넘어서는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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