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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KF-X 레이더 심사위원 공정성 논란 증폭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형전투기(KF-X) 레이더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평가위원으로 레이더 개발업체 선정에 참여한 한 민간 교수 A씨가 이번에 선정된 한화탈레스로부터 수천만원이 지원되는 다른 사업의 용역을 수행해왔다는 사실이 지난 27일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 2일 이 사업을 담당한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해당 교수의 평가위원 선정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ADD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A교수의 평가위원 선정 관련 “A씨가 한화탈레스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해당 과제가 본 사업과 무관해 평가위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ADD와 LIG넥스원이 개발한 AESA 레이더 시제품

그는 “A씨의 평가결과를 사후 확인해보니 한화탈레스보다 LIG넥스원에 우세한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에 문제가 없었다”며 “해당 교수의 평가를 제외하고 전체 평가결과를 산출해도 한화탈레스가 우세한 것으로 나온다”며 강조했다.

이런 해명은 만약 이 교수가 한화탈레스에 점수를 더 줬을 경우, 실제로 문제가 될 수도 있었고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장치 역시 내부적으로 없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ADD는 결과적으로 공정성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하는 상식 밖의 대응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ADD 주장대로라면 우리 KF-X 사업은 참여업체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사업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허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ADD는 이런 허점을 개선할 적극적 의지 없이 오히려 현 구조를 옹호하고,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는데에만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날 ADD가 두 업체의 중소기업 가점을 부여한 과정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ADD는 LIG넥스원과 한화탈레스 등 두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LIG넥스원의 중소기업 가점을 ‘0’으로 처리했다.

이에 대해 ADD는 “제안요청서에 입찰업체가 중소기업과 ‘계약체결부터 완료시까지 계약상 지위 및 비율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요구했고, LIG넥스원은 ‘MOU 체결일로부터 본계약 체결까지 유효하다’는 내용을 담아 논의를 거쳐 ‘0’점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ADD 관계자는 “제출된 서류가 제안요청서에서 요구한 내용을 담지 않아 ‘0’점 처리된 것”이라며 “제출된 서류가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 업체에 굳이 알려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강력한 사업참여 의지가 있었지만, 이 분야에서는 문서적 결함으로 ‘0’점 처리된 셈이다.

그러면서도 LIG넥스원의 레이더 기술 수준은 높은 것으로 인정됐다.

ADD 측은 “기술능력평가에서는 LIG넥스원이 개발능력과 개발계획 면에서 모두 앞섰다”고 설명했다.

결국 온 국민과 대통령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며 천문학적 혈세를 투입하는 KF-X사업에서 가장 핵심장비인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개발업체로 2개 입찰업체 중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가 선정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이 장비는 애초 우리 공군의 차세대전투기(F-X)로 미 록히드마틴의 F-35가 선정되면서, 한국이 미 측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기로 예정됐던 품목 중 하나다. 그러나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해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하기로 했고, 현재 ADD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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