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금융공기업 중 6개 올려
내달 경영평가 결과 따른 성과상여금에 따라 연봉 총액 결정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기업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추진을 둘러싼 논란으로 금융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금융 공공기관장의 연봉이 올해에도 오를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3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7개 금융공기업 중 6개 기관장의 연봉이 올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기관장 기본급 예산으로 1억9533만원을 책정한 것으로 공시했다.
지난해 기본급(1억8435만원)에 비해 5.96% 가량 인상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2015년에 반납한 임금 인상분을 포함해 계산돼 인상률이 높아 보이나, 실질적인 2016년 예산액은 정부 가이드라인인 2.08%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산은은 기관장에게 기타 성과상여금으로 2014년에 1억5398만원, 2015년에 1억8115만원을 챙겨줬다.
기타 성과상여금의 기준이 되는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에서 2013∼2014년 모두 A등급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는 내달께 나오는데, 이번에도 A등급을 받으면 1억9000만원 가량의 상여금이 지급 가능하다.
기본급과 합친 연봉은 적어도 3억8000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산은의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부채가 2013년 말 148조9437억원에서 2014년 말 247조42억원, 2015년 말 275조5494억원으로 불어나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
부채비율은 2015년 말 현재 811.82%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조선ㆍ해운업 부실채권의 영향으로 1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1조8951억원 당기순손실)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이 된 조선ㆍ해운업종의 주채권은행인 국책은행들이 방만한 경영을 하다 화를 키웠다”면서 “그럼에도 산은(3위)과 수출입은행(6위)은 지난해 공공기관장 연봉 10위권 안에 들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도 기관장 기본급 예산을 지난해보다 1.1% 가량 올려 1억9344만원으로 잡아놨다.
금융위에서 성과연봉제 등 금융정책 이행 정도를 확인받은 뒤 정확한 액수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유일하게 잘 나가는 국책은행이다. 지난해 은행 개별 기준 1조 2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2년연속 1조클럽에 가입했다.
17개 전 은행을 통틀어 순이익 3위 자리까지 올라선데다, 기관장 연봉도 시중은행에 비해 짜기 때문에 올해는 두둑한 성과상여금이 예상된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예산 편성 시 경영 인센티브 인건비를 성과연봉제 도입 수준에 따라 0~1.0% 차등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나란히 기관장 기본급 예산을 1억9152만원에서 1억9624만원으로 인상했다.
최근 2년 간 6521만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했는데 경영평가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관리공사(1억9135만원→1억9440만원)와 주택금융공사(1억9152만원→1억9535만원)도 올해 기본급 예산을 올려 잡았다.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경영실적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고정수당 240만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7개 금융공기업 중 수출입은행만 유일하게 기관장 연봉을 줄일 방침이다.
올해 기본급 예산은 1억8178만원으로 지난해(1억9135만원)보다 1000만원 가까이 깎이게 된다.
수은 관계자는 “지난 12월 노사 합의를 통해 경영진 연봉을 5% 삭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 배경으로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내세웠는데 임원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게 맞지 않나”라면서 “기업 구조조정 책임이 있는 산은과 수은의 경우에는 솔선수범 차원에서라도 그렇게(연봉 삭감)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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