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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관광객 도와주는 미소국가대표 자부심”
‘K스마일’ 전도사‘ 관광경찰’ 아시나요
관광불편 신고, 여권·가방분실 등
늘 부드러운 미소로 응대하며 해결
동대문서 딸 잃어버린 중국관광객
딸 찾아주자 연신 “씨에씨에” 뭉클



한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 관광경찰 서울 동대문센터로 50대 중반의 중국인 여성분이 땀을 뻘뻘 흘린 채 울상을 지으며 뛰어 들어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딸을 잃어버렸다”고 말한 그녀는 휴대폰을 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왈칵 울음을 쏟아낼 것 같던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관광경찰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며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다.

사연을 듣고 보니 중학생 딸과 동대문 쇼핑타운을 돌아보다 잠시 가격 흥정을 하는 사이 딸이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어린 아이가 아닌 중학생일지라도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혹시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는 중국인 아주머니를 보니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정말 남 일 같지 않았다.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되기 전에 아이를 시급하게 찾는 것이 급선무였던 관광경찰 기동팀은 관광경찰 센터 안팎의 직원과 의경 대원들을 모두 불러 아이의 사진을 돌리고, 2인 1조로 처음 아이가 사라졌던 장소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20여 분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동대문 밀리오레를 지나던 중 사진 속 아이를 발견했다. 그 아이는 또래 청소년들답게 쇼핑몰 앞 작은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던 아마추어 K팝 공연에 넋이 나가서 엄마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그저 즐거운 얼굴로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를 발견하자 50대의 여성은 그제야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풀렸는지 큰 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 같았으면 엉덩이 불나게 혼을 냈을 법도 한데, 이 여성분은 그럴 기력도 없으신지 한참을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더니, 그제서야 내가 보였는지 나의 두 손을 잡고 “씨에씨에. 씨에씨에” 연신 인사를 했다.

땀과 눈물로 화장이 번지고 얼룩진 아주머니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활짝 피어나는 것을 보고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같은 엄마의 입장으로 나도 덩달아 가슴이 찡하고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관광경찰, 한국을 대표하는 미소국가대표로 일하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만난다. 단순한 위치를 묻는 질문부터 관광불편 신고, 여권·가방을 분실했거나 가족이나 일행을 잃어버렸다는 사연까지 관광경찰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그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모습은 어쩌면 단 하나가 아닐까한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생소한 남의 나라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미소와 함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준다면 그들은 구세주를 만난 느낌일 것이다.

관광경찰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2016~2018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친절한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방문위원회가 추진하는 K스마일캠페인에 동참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친절대사 ‘미소국가대표’로 선정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친절한 응대는 관광경찰, 미소국가대표만의 몫은 아니다. 한 나라의 이미지는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다. 거짓 없고 따뜻한 마음으로 관광객을 대한다면 100개의 그럴듯한 광고보다 우리의 문화, 우리의 유산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관광경찰은 앞으로도 진정한 한국의 매력과 한국인들의 따뜻함을 외국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아울러, 누구든 이산가족이 될 뻔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쁨을 돌려주는 일은 할 수 있듯이, 보다 많은 국민이 외국인 관광객 환대 캠페인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는 친절 서비스 마인드를 가진 관광분야 우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전국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후보추천을 받아 선발되는 한국관광의 최첨병으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190명이 위촉됐다.

이들은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국민참여 친절운동 ‘K스마일’ 캠페인의 주역으로, 숱한 관광객 응대 지점에서 친절 메시지를 확산하는데 힘쓰고 있다.


<박경혜 관광경찰 겸 미소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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