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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목포 개항장 산책
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가보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나눠져 있다. 구시가지는 도시의 역사를 알려주는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많다. 반면 신시가지는 개발과 유행을 보여주는 각종 빌딩과 기업, 쇼핑몰 등 상업적 시설이 볼거리다.

전남 목포시도 우리의 근대사를 볼 수 있는 구시가지와 현재의 발전상을 담은 신시가지를 아울러 지니고 있다.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의 안내를 받아 목포개항장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5월 1~14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봄 여행주간이라 여행을 하기에 안성마춤이다. 목포는 1897년 고종의 칙령에 의해 개항돼 도시 곳곳에 우리 근대사의 숨결이 묻어있다. 목포역 주변 국민은행 앞 네거리에서 5분만 걸어가면 유달산 노적봉과 마주한다. 노적봉(露積峯)에는 유달산에 노적(낟가리)을 쌓아 싸우지도 않고 왜군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 스토리가 있다.

유달산에서 시작해 공생원→조선내화→다순구미마을 →성옥기념관 →이훈동가 정원 →일본영사관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정도만 둘러봐도 우리의 근대 100년사가 축약돼 있다. 천천히 걸어도 3~4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조선내화공장은 멈췄지만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산업유산’이 됐다. 조선내화 공장에서 산동네 골목길을 걸으면 풍광이 멋진 다순구미 마을이 나온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나 영주동 산동네를 연상시킨다.

추사 김정희와 그의 제자 소치 허련 등 엄청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성옥기념관, 1930년대 지어진, 정원이 일품이어서 ‘장군의 아들’ 등 시대물을 촬영한 이훈동가도 봐야할 곳이다. 주변에는 꽃게살비빔밥이 맛있는 ‘장터’라는 식당도 있다. 이곳 구시가지에도 아파트 건물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도시의 역사라는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도시 재생’이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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