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신임 비서실장으로 이원종(74)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임명했다. 이 실장은 고향이 충북 제천이고 제천고 출신이다. 반 총장은 충북 음성ㆍ충주고 출신이다. 연배가 비슷하고 고향이 같아 당장 여권의 대선카드로 반 총장 영입을 위한 사전포석이자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한 고려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이 실장은 반 총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이 ‘반 총장과 두터운 인연이 있느냐’고 묻자 “두텁다고는 하는데 같은 고향인 정도”라며 “각별하기는 뭐…”라고 거리를 뒀다. 노무현 정부에서 반 총장이 청와대 수석을 할 때 한 자리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라는 말도 했다. 충청권 출신 고위 공직자 모임인 ‘청명회’의 같은 멤버로 인연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나는 처음 듣는다”고 일축했다.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피는 또 한축은 여당 핵심 인사들의 포진이다. 먼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임하게 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고향이자 지역구가 충남(공주부여청양)이다. 특히 충청권의 대부인 김종필 전 총리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선친인 고(故)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과 고교 동기로 정 원내대표를 자민련으로 이끌어 정계에 입문시켰다. 정 원내대표는 김종필 전 총리의 계보를 잇는 충청 출신 여권의 ‘적자’라는 말이다. 반 총장이 방한 일정 중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날지도 현재 정치권의 관심사다. 결은 다르지만 정 원내대표가 15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김용태 의원을 선임한 것도 ‘충청 대망론’의 또 다른 근거가 됐다. 김 의원은 대전 태생에 대전고 출신이다.
이에 대해 해석은 엇갈렸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원종ㆍ정진석ㆍ김용태 등 충청출신 인사들의 당청 요직 포진이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이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러한 분석에 나도 일리가 있다고 동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내가 볼 땐 반 총창을 의식해서 인선한 혁신위원장이나 비서실장은 아니다”며 “오비이락이 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 반기문 대권 카드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홍 의원은 “반 총장은 새누리당엔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반 총장을 (대권주자로)모셔야 한다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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