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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70%, 자녀와 따로 살고 싶지만…‘평생의 짐’자녀 때문에…
작년 자녀와 동거 비중 40.7%
자녀와 독립 주된 이유가 “편해서”
자녀들 부모부양 책임의식도 퇴색
3분의1 이상이 은퇴후 계속 노동




서울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7명은 자식과 같이 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취업에 실패했거나 직장이 있어도 자신의 집에서 경제적으로 얹혀사는 다 큰 자녀들 때문에 비자발적인 동거가 늘고 있다. 문제는 평생의 짐이 된 자녀를 끊이없이 돌보다 보니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70% “자녀와 따로 살고 싶지만”=서울 거주 노인들은 자녀와 따로 살고 싶은 의향은 높은데 비해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16일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서울노인의 노후 생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와 같이 살고 있는 서울의 노인은 40.7%로 2005년(53.6%)보다 12.9%포인트 감소했다.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노인들의 이유로 34.5%가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서’라고 답했다. ‘손자녀 양육’이라고 답한 14.3%를 포함하면 65세 이상 부모들 중 절반에 가까운 48.8%가 자녀를 ‘모시기 위해’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본인의 독립생활 불가능’을 자녀와 동거 이유로 꼽은 노인은 27.7%에 그쳤다.



서울 거주 노인들 중 29.5%만이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해 눈길을 끈다. 10년 전(53.2%)에 비해 무려 23.7%포인트가 떨어진 수치다.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주된 이유는 ‘따로 사는 것이 편해서’(34.8%), ‘독립생활 가능’(31.3%)을 이유로 답했다.

노인의 생활비는 66.8%가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47.1%)에 비해 생활비를 주로 노인 스스로 충당하는 비율이 19.7%포인트 증가했다.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은 22.0%포인트가 감소했다.

▶“자녀 때문에 노후준비 부족” 다시 일터로=서울의 노인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아직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서울시 일하는 노인 근로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는 은퇴 후에도 은퇴할 수 없는 서울 노인들의 형편이 그대로 드러났다. 노인 2명 중 1명 이상(52.4%)은 취미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65세 이상 노인 124만명 중 46만명이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1 이상이 은퇴 후 계속해서 일을 하고 돈을 벌면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일하는 노인 64.4%이 ‘노후준비가 안됐다’고 답했다. 노후준비 부족의 이유는 절반은 ‘자녀’를 꼽았다. ‘자녀 교육 자금이 많이 들어서’가 30.3%로 가장 높았으며 ‘성인자녀의 사적자산 이전 때문에’이라는 의견도 18.9%나 차지했다. 그 밖에 ‘생활비가 많이 들어서’(23.7%), 사업 실패 때문에(11.9%)였다. 부모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9.6%에서 16.6%로 늘었다.

▶“부모 노후는 가족이 책임”…10명 중 3명 뿐=부모들은 독립하지 못한 자녀를 책임지고 있지만 자녀들의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노후보장을 위한 가족, 정부, 사회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노후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족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2002년 70.7%에서 2014년 31.7%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노후 대비가 가족과 정부,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응답은 18.2%에서 47.3%로 늘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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