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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사실로 거듭 확인된 경유차 대기 오염 주범
환경부가 16일 발표한 국내 시판 경유차 배기가스 조사결과가 충격적이다. 20개 차종을 대상으로 실외 도로주행 시험을 해 봤더니 BMW 520d 단 한 개 차종만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인증기준 이내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닛산의 캐시카이는 인증기준보다 무려 20.8배, 르노삼성 QM3은 17.0배 배출량이 높았다. 이 보다는 덜하지만 나머지 17개 차종도 적게는 1.6배에서 10배 가량 초과 배출하고 있었다. 도로를 질주하는 대부분 차량 대부분이 오염물질 배출 덩어리였던 셈이다.

정작 놀라운 것은 캐시카이의 경우 배출가스를 임의설정을 했다는 환경부의 판단이다. 세계를 경악케 했던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사태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제작사가 멋대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신중을 기하기 위해 환경부가 3월과 4월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자동차 전문가들의 판단을 들어봤는데도 대체로 같은 의견이었다고 한다. 한국닛산의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환경부는 판매된 자동차에 대한 전량 리콜과 미 판매 차량의 시판 정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 정도로 그칠게 아니라 아예 해당 차종의 인증을 취소하고 한국 시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나머지 배출량을 초과한 차량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도 게을리 해선 안될 것이다.

경유를 쓰는 디젤차량은 연비가 높고 출력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휘발유차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이 너무 많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관련 자동차 제작사들은 배기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이른바 ‘클린 디젤’이라고 목청을 높여 선전하지만 다 허망한 소리다. 이번 조사 결과만 봐도 얼마나 얼토당토하지 않은 말인지 확인되지 않았나. 경유차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

물론 환경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경유차 배출가스검사는 실내에서 하지 않고 실제 도로조건에 하도록 제도화하는 등 개선 방안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부족하다.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미세먼지의 절반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주범의 하나가 경유차다. 노후 경유차 도심 진입 억제등 획기적인 규제가 시급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경유차 운행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다. 경유와 경유차에 대한 특별환경세 부과 등의 실효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더 과단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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