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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내대표 인터뷰-우상호③] “호남참패? 당이 7~8년간 무시한 게 원인”
[헤럴드경제=이형석ㆍ김상수ㆍ박병국 기자]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권 대표의 조건으로 “강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독선적이라는 일각의 평에 대한 반론이다. 그는 정권교체를 목표로 삼는 야권의 당 대표라면 강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하며, 김 대표가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야당은 대표가 강해야 한다. 여당은 대통령이란 존재가 있으니 당내 협치가 더 중요할 수 있으나, 정권을 잡겠다는 야당은 대표가 강한 권한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해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를 독선적이라 느낄 수 있는데, 어떤 측면에선 더민주는 그런 대표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 대표와의 ‘역할분담’도 강조했다. 당의 외연을 넓히고 지지층을 관리하는 데에 서로 맡은 역할이 나뉘어 있다는 설명이다. 우 원내대표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건 김 대표가, 진보 진영이 서운해 한다면 내가 나선다”며 “역할분담을 통해 집권을 함께 준비하는 게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했다.

이어 “왜 더민주는 견해가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못하느냐”며 “우리 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부족한 측면이기도 하다”고 자성했다.

그는 “당 대표가 대선후보의 ‘무덤’이 돼선 안 된다”며 “사람을 키울 수 없는 정당은 집권하지 못한다.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패배의 원인으로도 “문재인ㆍ김종인 책임론을 거론하는 건 핵심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광주를 방문해 민심으로부터 쓴소리를 직접 들었던 우 원내대표다. 그는 “이미 호남에선 10년 전부터 계속 신호를 보냈다. 무조건 (더민주를) 찍어주는 게 아니라는 경고음을 계속 보냈는데, 우리가 반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찍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는구나’라는 호남의 서운함이 컸다. 그동안 계속 신호를 보냈는데 우리가 7~8년간 계속 무시했다. 이게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저 특정인을 탓할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우리가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누구 탓이라면 그 사람만 사라지면 되지만, 그 사람이 사라지면 다시 민심이 회복되겠느냐. (책임론은) 그저 하나의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호남을 외면했던 시간만큼 정성을 기울이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만큼 더 정성을 기울여서 잘못헀다는 말을 백번천번 더 해야 한다”며 “왕도가 없다. 계속 정성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대권 후보와 관련해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슛 발언’을 굉장히 좋게 봤다”며 대권 후보 경쟁을 지지했다. 안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 유력하나 내가 직접 슛을 때릴 수도 있다”고 밝혔었다. 대선 경쟁에 직접 뛰어들 수 있다는 걸 시사한 발언이다. 안 지사처럼 야권 ‘잠룡’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유력한 후보가 문 전 대표이지만, 잠재적 후보들이 수면 위로 많이 올라와야 한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에게 필요하다면 ‘명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더민주야말로 좋은 대권후보가 많다. 이들이 역동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비대위 체제 이후 김 대표의 역할을 두고도 “김 대표의 목표가 정권을 교체해 경제정책을 바꾸는 것”이라며 “대표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영향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영향력의 정치’를 하면 된다”고 했다. 비대위 체제가 종료된 이후에도 당의 경제정책을 이끄는 데에 김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 원내대표는 “역할이 있으니 구체적인 자리는 김 대표가 구상해 당에 제안하면 당이 받는 형식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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