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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전국위파행] “새누리당은 망했다” 곳곳서 탄식…‘계파 망령’ 또 발목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 “새누리당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그들(친박계)에게 무릎 꿇지 않을 것”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의 혁신이 시작도 전에 무산됐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임명한 비상대책위원(이혜훈ㆍ김영우ㆍ김세연ㆍ홍일표ㆍ이진복ㆍ한기호ㆍ정운천 등)과 혁신위원장(김용태)의 추인은 물론, 정 원내대표 자신의 비대위원장직 겸임도 불발로 그쳤다. 비박(非박근혜)계가 비대위 대부분을 차지한 데 대한 친박(親박근혜)계의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보이콧’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 회의장에서는 “이제 새누리당은 망했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17일 오후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새누리당은 당초 이날 오후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과 비대위원 승인, 혁신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당헌개정안 처리를 위해 두 차례의 전국상임위와 한 차례의 전국위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는 모두 무산됐다. 당내 최다수인 친박계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가 미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은 “상임전국위는 무산됐다. 추후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에 앞서 회의장서 나온 정 원내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차에 탑승, 국회를 떠났다.

회의에 참석했던 김정훈 의원은 “성원이 되지 않아 원내대표가 굉장히 난감해했다”며 “회의 성원이 안되면 혁신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당헌 개정도 못 한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에서 안 맡겠다는 입장”이라고 상황을 정했다. 전국위의 축소판인 상임전국위부터 성원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뒤따라 열릴 예정이었던 전국위 역시 자연스레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전국위의 정원은 총 850명”이라며 “개회를 위한 의결 정족수에서 70명 정도 (참석자가) 모자랐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혁신 무산’은 전날(16일) 친박계 초재선 의원 2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자청해 “비대위 및 혁신위원장 인선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데서 촉발됐다. “비대위 인선이 과연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부합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인선의) 내용은 급조됐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당시 “우물 안 개구리식 인선은 우물 안 개구리식 혁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비대위 및 혁신위원장 인선을 주도한 정 원내대표 등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계파 갈등’과 그에 따른 공천 파동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다시 ‘계파’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은 회의 무산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당원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 지난 이틀간 우리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얻었었지만,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혁신위원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국민에게 무릎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을 수 없다”며 친박계를 비난하며 ““죄를 씻기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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