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국위 무산 직후 정 원내대표는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문 채 국회를 떠났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정 원내대표의 행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원내대표는 다른 곳에서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은 것 같아 특별히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물음표로 답했다. 당이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사상 최악의 내홍’에 빠진 가운데, 원내지도부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이른 것이다.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 역시 이날 “새누리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즉각 사퇴를 선언하고 사라졌다.
17일 오후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당 파행에 비박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성태ㆍ김학용ㆍ이혜훈 등 주요 인물들은 “새누리당은 이제 망했다”는 당직자들의 탄식을 뒤로하고 국회 모처에 모여 즉시 회의에 돌입했고, “당장 내일(18일) 당선자 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성태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 지도체제의 인준이 이뤄지지 못한 암담한 상황에서 향후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당선자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원내대표가 ‘왜 대회가 무산됐는지’ 등 오늘 사태의 진상을 소상히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가 이날 전국위를 보이콧한 배후를 가려내야 한다는는 이야기다. 앞서 지난 16일 친박계 초재선 의원 20여 명은 “비대위 및 혁신위원장 인선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내홍 극복을 위한 새누리당의 공식 회의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아직은 향후 논의 계획이 없다”면서 “우선 틀을 잡고 끌고나갈 상황이 아니기에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현재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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