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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출산 고령화 문제? 비빌 언덕 만든 후 요구해야
원인을 모르는 병은 무섭다. 오진도 큰 문제다. 하지만 가장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것은, 원인이 명확한데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하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는 젊은이들의 결혼 및 출산기피로 인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다.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피부로 느낄 만큼 진행속도는 가파르다. 수십년래, 그보다 가까운 미래에 국가의 기반이 흔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낳자’는 정부의 하소연은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원인은 명확하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아갈 자신이 없다. 대한민국 사회라는 울타리는 그들이 결혼과 출산을 꿈꾸기에 턱없이 허술하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5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살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는 답이 45.4%였다. 결혼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결혼할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는 답변이 14.7%, ‘생각조차 안했다’가 12%다. 2014년에 비해 3~5% 가량 늘어난 수치다.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배우자에 얽매이기 싫어서(27.7%), 결혼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22.6%)라고 답했다.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때문이라는 견해도 많았다. 집을 장만하고, 결혼비용을 마련한다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아이를 낳아도 믿고 맡길 보육시설도 부족하고 비용도 만만찮다. 무슨 염치로 이들에게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한단 말인가. 당연히 이들이 정부지원을 바라는 것도 주거문제가 1위(43.2%), 고용문제(청년실업, 비정규직 등)가 2위(38.7%)였다. 이것이 해결되기 전에는 미혼남녀들이 결혼과 출산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할리가 없다. 저출산이 이대로 이어지면 2017년 생산가능인구 감소, 2018년 고령사회 진입, 2019년 인구감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10년간 저출산대책에 80조원, 고령화대책에 57조원 등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다.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헛돈을 쓴 셈이다. 중구난방 190개 사업을 벌이지 말고, 대책과 지원이 시급한 취업, 주거, 육아 문제에 집중했어야 했다. 하지만 손 놓아선 안된다. 어떻게든 방도를 찾아야한다. 집값을 잡든, 취업을 늘리든 그들에게 뭐라도 비빌 언덕을 마련해주고 해결을 기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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