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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 박태환과 ‘소크라테스의 역설’
올림픽은 선수라면 꼭 한번 밟아보고 싶은 ‘꿈의 무대’이다. 올림픽 때만되면 일반인들도 가슴 두근거리며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준높은 경기와 기량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올림픽을 바라보고 기다려온 선수라면 오죽 하겠는가 말이다. 올림픽을 찬양하는 것은 올림픽의 관심과 인기가 높아질수록 세계인들의 보편적인 감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스포츠가 올림픽으로 일찍 달아올랐다.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찬반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는 박태환 문제에 대해 필자는 개인적으로 출전반대 입장이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은퇴하려는 박태환을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박태환은 이미 올림픽에만 3번이나 출전해 어떤 선수보다 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두 번의 실수로 실격되는 아픔을 겪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수영 사상 처음으로 자유형 400미터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이루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미터, 200미터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올림픽에 다시 한번 출전해 16년 올림픽 출전의 대미를 장식하고픈 마음은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 개인의 문제를 떠나 공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시비는 지난달 28일 광주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동아수영대회에서 400미터, 1500미터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불거졌다.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실시한 금지 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동안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지난 3월 2일 징계가 풀렸다.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후 “올림픽 출전 기회를 달라”며 대한체육회에 요청을 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를 했다.

대한체육회는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결격 사유) ⑥항을 들어 원칙적으로 반대입장이다. 2014년 7월 제정된 이 조항은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대한체육회가 박태환의 구제여론과 개인적인 요청으로 약물복용제재 규정을 깨고 올림픽 출전을 허락한다면 한국체육계를 대표해야하는 기관으로서 권위와 명분을 잃을 수 있다. 박태환, 대한체육회가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박태환측은 오는 25일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면답, 구제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박태환의 문제를 보면서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소크라테스는 원래 용감한 군인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쉰 살이 거의 다 될 때까지 중무장 보병으로 각종 전쟁터를 누비며 용감무쌍하게 싸웠다. 국가에 기여한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부르짖으며 국가가 부당하게 내린 사약을 부당한 줄 알면서도 받아들였던 것은 결국은 인민의 합의체인 국가에 맹종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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