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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아트테이너 조영남의 代作 스캔들
가수 겸 화가로 활동해 온 이른바 ‘아트테이너’ 조영남의 ‘대작(代作)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특히 “미술계 관행”이라는 조씨의 해명이 화근이 됐다.

대중은 “정말 조수가 대신 그림을 그려주기도 하느냐”며 허탈해 하고, 미술계는 “조수를 두는 건 문제되지 않으나 작업태도가 문제”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검찰은 사기 혐의에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회화, 영상, 설치 등으로 영역이 확장된 현대미술에서 조수를 쓰는 건 흔한 일이다. 그림이 잘 팔릴수록, 설치 작품 사이즈가 클수록 조수의 숫자는 늘어난다. 심지어 대작이 콘셉트인 작가도 있다.

조씨가 미술계를 비롯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그의 그림이 ‘고작’ 화투패를 그린 것이라는 점, 그런데도 불구하고 잘 팔렸다는 점, 그것이 연예인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점, 그런데 알고 보니 대작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가 대단히 호감형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도 있다. 여기에 감히(?) 아트테이너가 ‘관행’을 운운한 점도 미술계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미술 작품의 가치는 ‘사는 사람’이 결정한다. 사는 사람이 지갑을 열고 그림을 소장하는 순간 작품의 가치가 매겨진다.

조씨의 그림을 사는 사람이 있었다는 건 누군가에겐 어떤 의미로든 소장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화투패 따위의 그림이든, 작가가 유명한 연예인이기 때문이든.

또한 전업 미술가 그 누구도 조수의 도움을 받았다고 굳이 먼저 말하지 않는다. 물어보면 밝히는 정도다. 컬렉터들 역시 조수를 썼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컬렉션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미 그 정도는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곱씹어 볼 문제다. 과연 예술가는 관행과 도의적 책임 사이에서 얼마만큼 떳떳한지. 작품과 제품 사이에서 영혼을 팔지는 않았는지. 조영남이 아닌 그 어떤 전업작가라도 말이다.

어쨌거나 사법당국은 칼을 빼들었다.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대작으로 인한 피해는 무엇인지 법으로 가려내는 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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