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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 맛 없고 어렵고 힘들거란 편견부터 버려야죠”
채식 레시피 ‘올가니카 비건키친’ 낸 크리스틴 조
세계적 스타·부호 식단 책임진 세프 경력
스피드·효율성 우선…40가지 레시피 선정
디테일 설명으로 초보자도 따라하기 쉬워
주키니 팟타이 샐러드 자신있게 권할 만


뉴욕과 할리우드, 파리 등에서 세계적 스타와 금융계 거부들의 채식, 생식 식단을 책임졌던 프라이빗(private) 셰프 크리스틴 조(Christine Cho)가 자신의 채식 레시피를 담은 책 ‘올가니카 비건키친’을 발표했다. 세계적 유행의 발상지에서 채식을 몸소 알려온 그가 소개하는 채식의 핵심은 ‘즐겁게 즐기는 것’. 육식주의적 삶을 즐기는 이들에게 ‘채식’은 다른 세상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는 “채식의 세계는 맛있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케이크, 버거, 리조또, 라자냐, 그리고 쿠키와 푸딩 등 익숙한 이름들과 어우러진 크리스틴 조만의 채식 레시피에는 초보자들도 거부감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돋보인다. “곡물과 채소, 과일 본연의 맛을 살려 향 좋은 소스와 함께 조리한 채식 요리는 기쁘고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 줍니다”(본문 발췌). 맛이 없고, 어렵고 힘들 것이라는 채식의 대한 편견에 대해 그가 내놓은 답이 ‘맛있는 레시피’다.

40가지의 채식 레시피를 통한 그의 메시지는 ‘완전한 채식을 하라’는 게 아니다. 책의 부제도 ‘하루 한끼, 완전 채식’이다. “완전한 채식을 권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이다, 자신에게 맞게 천천히 바꿔나가는 것이 좋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를 만나 ‘올가니카 비건키친’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크리스틴 조(Christine Cho)는…
비건(vegan), 로푸드(raw food) 전문가. 16년 간 뉴욕과 헐리우드 유명인사들의 전담 셰프로 활약했다. 프리미엄 내추럴 푸드기업 올가니카의 제품개발 총괄 셰프다. 뉴욕대학교(NYU)와 프렌치 컬리네리 인스티튜트를 졸업했고, 생식계의 대가 메튜 케니의 로푸드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뉴욕의 유명 식당인 머써키친, 파스티스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Q.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A. 지난해 6월부터 커뮤니티를 통해 채식 레시피를 소개하는 ‘비건 키친’을 시작했어요. 하나씩 쌓인 레시피가 이제는 100여개가 넘어요. 이것을 책으로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채식 레시피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거든요. 책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케일이라든가, 채소 랩(warp), 미소딥은 여전히 생소하죠. 심지어 왜 이런 재료들이 사용되는지도 몰라요. 채식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본 레시피를 함께 소개하면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설명도 함께 담았어요.

Q. 하루 한 끼 완전 채식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완전한 채식은 너무 극단적이에요. 우리는 의사가 아니니까요. 자신의 식단을 180도 바꾸려면 우선 의사에게 가야해요. 다양한 방법의 채식을 경험하면서 우리 몸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먼저에요.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는 게 중요해요.

Q. 한국인에게 비건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생소한데

A. 한국인들은 템플 푸드(사찰 음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요. 보리밥, 빈대떡을 비롯해 채소를 기본으로 한 음식도 많죠. 반면 미국은 고기를 더 많이 먹는 곳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식습관이 채식과 더욱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여기에 한국인이 이미 다양한 식재료를 접하고 있고, 많이 알고 있어요. 곡물이나 두부, 콩도 많이 활용하고, 해초도 미국에서는 먹지 않는 것이지만 한식에서는 다채롭게 활용되는 식재료 중 하나죠.

Q. ‘올가니카 비건키친’은 어떤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인가

A. 우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의 식단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요. 물론 이것(채식 레시피)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좀 달라요. 강남이나 이태원에 주스바나 샐러드 레스토랑들이 생겨나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제공하는 음식에는 여전히 치즈나 고기가 들어있어요. 그런 면에서 올가니카 비건키친은 정말 어떤 것이 비건인지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책이에요.

Q. 레시피를 보니 낯선 재료들도 눈에 띄는데

A. 슈퍼푸드라는 단어는 오래 전부터 있던 게 아니에요. 퀴노아나 치아씨드, 바질씨드 등은 새로운 재료로, 새로운 맛과 식감을 경험할 수 있는 재미까지 선사해준다고 생각해요. 대체곡물들은 간장과 함께 구으면 어렵지 않게 ‘슈퍼푸드 크래커’로도 즐길 수 있어요. 레몬주스, 흑초, 허브, 올리브 오일 등은 한번 구입하면 여러가지로 활용하기 좋아요. 크게 벗어나는 재료는 레시피에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부엌에 있는 것 혹은 먹고 싶은 재료들이 있다면 레시피와 접목해서 활용할 수 있어요.

Q. 40개의 레시피 중 소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주키니 팟타이 샐러드와 땅콩소스는 커뮤니티나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던 레시피에요. 호박을 국수로 사용한 것이 핵심이죠. 쌀면을 넣어도 여전히 채식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변형이 가능해요. 면과 친숙하다 보니 거부감도 적었어요. 물론 너무 어렵지 않은 재료를 넣으려고 노력을 했고, 피넛소스를 넣어 팟타이의 맛을 구현하면서도 예쁘고 맛있는 레시피가 탄생했어요.

Q. 레시피를 선정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A. 스피드와 효율성이에요. 레시피를 쉽게 구성하고, 재료들도 3~7분이면 준비가 가능해요. 손질해서 자르고 함께 담는 것 이상은 없어요. 한국의 주방에 오븐이 대중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어요.

사실 오븐으로는 지방이 적은 로팻(low fat)푸드를 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바삭바삭한 칙피 스낵’ 레시피의 경우에는 후라이팬과 오븐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한 레시피를 담았어요.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에도 신경을 썼어요. 물론 여전히 재료를 찾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 될 수 있는데, 그 때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들면 돼요. 책이 소개하는 재료와 레시피는 블루 프린트의 역할을 할 뿐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게 가장 좋아요.

Q. 일상에서 쉽게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자면

A. 가령 육회가 먹고 싶다면 붉은 색 비트를 참기름에 버무려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어요. 햄버거는 빵 대신에 현미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주키니 팟타이와 같이 국수는 면 호박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이탈리안 푸드를 좋아한다면 바질페스토를 활용하거나 퀴노아 리조토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겠죠.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떠올린 다음 먹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걸 채소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한다면 더 맛있고 즐겁게 채식을 즐길 수 있을 거에요.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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