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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바다 위 ‘초호화 군주’, 1조원 크루즈 ‘하모니’의 속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수용인원 8460명에 농구장, 아이스링크, 언제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볼 수 있는 1400석 짜리 극장, 카지노가 조성되어 있다. 1만수의 식물과 5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인공공원의 주면에는 스무곳의 최고급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그가운데 하나는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스타쉐프 제이미 올리버의 식당이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커피체인점들은 곳곳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얼핏 미국이나 유럽 어디쯤 조성되는 신도시나, 복합쇼핑몰 이야기 같지만, 육지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이 모두가 배(船)안에 갖춰진 시설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선 하모니 오브 더 시즈(Harmony of the seas, 이하 하모니), 1조원짜리 세계 최고급 크루즈의 이야기다.

하모니는 글로벌 선박사 로열캐리비안크루즈(Royal Caribbean Cruises)가 주문하고 STX프랑스 조선소가 제작을 맡은 초대형 선박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외신매체 CNN 등은 하모니가 프랑스 서부 루아르강 어귀에 있는 항구도시 생나제르(Saint-Nazaire)에서 시범운항을 위해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초호화 여객선을 보기 위해 7000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하모니 오브 더 시즈

하모니의 규모는 한때 세계 1등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선배’ 선박들을 압도한다. 너비는 66m, 뱃머리에서 후미까지 합하면 전체 길이 361m로 비행기 보잉747 기종 5대를 일렬로 세운 것과 같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의 높이보단 무려 50m나 길다. 18개의 갑판과 2747개의 객실을 보유하며, 수용 가능 인원은 총 8460명이다.

그러나 하모니가 주목 받는 것은 단순히 큰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이웃들’이란 이름이 붙은 호화스러운 테마존들 덕분이다.

워터슬라이드 ‘퍼펙트 스톰’ 전경

하모니는 23개 수영장과 10층 높이의 워터슬라이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3개나 갖고 있다. 이 워터슬라이드는 2007년 로얄캐리비안크루즈에서 선보인 프리덤 클래스 여객선 ‘인데버 오브 더 시즈(Endeavour of the Seas)’에도 설치된 바 있다. 남여노소 모두 이용가능 하다.

스포츠 시설 규모도 만만치 않다. 2개의 서핑 체험장과 43층 높이의 암벽등반시설, 아이스 스케이트장과 미니 골프장, 그리고 실제 농구장 크기를 재현한 농구코트가 있다. 최근 고층건물 사이를 오가는 수단에서 스포츠로 변화한 9층 높이의 짚라인도 구비돼 있다.

하모니 오브 더 시즈의 야외 럭셔리 거리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안에 있는 제이미스 이탈리안 레스토랑.

만찬장은 20개에 달한다. 특히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들어선 제이미스 이탈리안(Jamie‘s Italian) 레스토랑은 수천 종의 식물 사이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뽐낸다. 하모니는 선박 사상 최초로 1만개 식물과 5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자연공원을 배 안에 들였다. 이 자연공원 사이사이에 레스토랑 몇 점을 세워 자연과 안식의 느낌을 더했다.

선체 야외 계단식 관람석

엔터테이먼트존은 안과 밖 구분 없이 ‘화려함’으로 중무장해 승객의 시선을 잡아 끈다. 선체 후단부에 계단식 원형 관람석을 설치해, 프롬 콘서트(많은 청중들이 바닥에 앉거나 자리에서 일어서서 음악을 듣는 콘서트)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얄 극장

뱃머리 내부로 들어가면 좌석 1400개 규모의 이른바 ’로얄 극장‘이 나타난다. 3D영화는 물론 지중해 항해 기간 동안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리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바이오닉 바

로보틱 바이오닉 바와 카지노 시설은 최고의 유흥거리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 바이오닉 바는 사람이 아닌 로봇 바텐더가 술을 제조해줘 하모니 크루즈의 명물로 꼽힌다. 물론 로봇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아니다. 주문서 역할을 하는 아이패드에 원하는 칵테일을 기입하면, 로봇이 1000여개에 달하는 주류 가운데서 필요한 것들을 골라 섞어준다.

‘로얄 프롬나드(Royal Promenade)’라 불리는 테마존에선 스페인∙일본식∙스테이크와 같은 전통 음식점과 가라오케 바, 잉글리시 스타일의 펍 등 다양한 형태의 술집이 즐비해 있다. 이 중에는 커피브랜드 스타벅스도 있는데, 이는 스타벅스가 배 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매장이다.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가방, 리게일리어(Regalia) 보석브랜드,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등 명품 매장과 재규어(Jaguar) 고급승용차 전시장, 스파와 피트니스 센터 등도 갖춰져 있다. 

'원더랜드' 레스토랑

현재 시범운항 중인 하모니는 영국 사우샘프턴에 정박한 후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최종 도착한다. 공식 항해는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11월엔 미국 플로리다주 동남부에 위치한 포트로더데일(Fort Lauderdale)에서 캐리비안해 항해를 앞둔다. 캐리비안 항해의 1명당 탑승비는 1125달러(약 134만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최고경영자 마이클 베일리(Michael Bayley)는 2018년에 네 번째 오아시스 클래스 크루즈를 선보이겠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오아시스 클래스는 로열캐리비안크루즈가 자사 크루즈에 붙이는 일종의 계급으로, ‘선박 역사상 가장 많은 승객을 수용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로열캐리비안크루즈는 지난 3월 인도된 하모니 오브 더 시즈를포함해, 현재 세계 최대 규모 ‘빅3’에 들어가는 쌍둥이 선박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와 얼루어 오브 더 시즈(Allure of the seas)도 갖고 있다.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오른쪽)와 얼루어 오브 더 시즈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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