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어 23일 노무현 前대통령 7주기
문재인·안철수·안희정 등 발빠른 행보
25일 방한 반기문 총장 움직임도 주목


5월 마지막주 여야의 대권 ‘라인업’이 요동친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단 18개월 남은 올해 5월은 더 분주하다.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되기 전 ‘워밍업(Warming Up)’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움직여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 등 굵직한 행사가 즐비한 5월 마지막 주,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바빠지는 이유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모두 이날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장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거목(巨木)을 기리는 ‘당연한’발걸음이지만, 그 속내는 각기 다르다.

우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봉하행은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임을 재확인받기 위한 성격이 짙다. 안 지사는 특히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적당한 때가 오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대권 도전 의사를 감추지 않았다. 이 날 추도식 그리고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이 ‘활동 개시’의 기점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더민주에서 탈당해 새살림을 차린 안 공동대표는 ‘친노의 분노’를 달래는 것이 숙제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1월 봉하마을 방문 당시 시민들로부터 “친노를 욕하더니 왜 왔느냐”는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곧 시작될 대권 레이스에서 다시 야권 후보 단일화의 표적으로 점찍힐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이 수도권에 포진한 친노ㆍ야권 민심을 포용하지 못하고 ‘호남정당’으로 낙인 찍히는 것도 부담이다.

반면,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은 이날 추도식에 불참했다. “정치의 새 판을 짜야 한다”며 정계개편 주도자 역할을 자처한 만큼, 전면에 나서는 대신 새누리당 개혁파 등의 분당ㆍ탈당 향배를 지켜보며 때를 도모하는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25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방한하며 대권 레이스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그 역시 잠재적인 대권 후보다. 새누리당의 잇단 러브콜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였다. 이번 방한 첫 일정인 ‘제주포럼’에서 잠재적 대권 주자인 남경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만나고, 이어 새누리당의 ‘심장’인 경상북도 안동시를 찾을 예정인 것도 심상찮다. 그의 의도를 떠나, 여권의 대선 후보 지지도는 요동칠 것이 뻔하다. 다만,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계파 갈등이 정리되고 단합된 힘을 보여주기 전에는 반 총장도 덜컥 새누리당에 올라탈 수 없을 것”이라며 그의 ‘즉시 출격’에는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오는 26일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도한 정치 싱크탱크 ‘새한국의비전’의 출범식이 예정돼 있다. 조해진 의원 등 새누리당 탈당파와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박관용 전 의장, 정대철 전 의원 등 여야 원로를 모두 아우른 ‘중도 세력’의 새 구심점이다. 싱크탱크 창립멥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마땅한 대안세력이 없다면 (싱크탱크가) 직접 그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하기도 했다.

한편 26일에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묘비 제막식도 예정돼 있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이 행사에 참석한 후 칩거를 마무리지을 지도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