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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박상근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신(新) 넛크래커와 한국경제
본래 의미의 ‘넛크래커’는 호두를 양면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한다. 경제 용어로서 ‘넛크래커’는 1990년대 말 일본에 품질과 기술력에 뒤처지고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힘들어하던 한국경제 상황을 표현할 때 쓰인다.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며 ‘넛크래커’ 현상을 극복했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견뎌냈다 그동안 한중일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첨단 부품과 소재를 수입해서 부품 모듈을 만들고, 이를 중국으로 수출해 중국의 싼 노동력을 이용해 조립하는 분업 구조를 이뤄왔다. 이로 인해 한국은 가격이 일본보다 낮고 기술은 중국보다 앞서는 경쟁력을 누려왔다. 이제 중국이 한국의 기술력을 거의 따라 잡았고,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가격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이것이 한국경제가 새로이 맞닥뜨리고 있는 ‘신 넛크래커’ 현상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5월초 과학기술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의 엔저 공세와 중국의 기술 발전으로 ‘신 넛크래커’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낼 해답은 결국 ‘인재와 과학기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신 넛크래커’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국회는 국내에 연구개발 자금과 우수인력이 모이도록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 기업을 이끌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경쟁력 있는 인재의 주 공급원인 대학이 인재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교육혁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학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대학은 주입식 이론위주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자율과 창의가 숨 쉬는 특성화 방향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대학은 기초과학 연구의 메카로서, 창의적인 미래 인재의 산실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한편, 한국의 산업정책은 장기간 석유화학ㆍ조선ㆍ철강ㆍ자동차 등 중후장대산업 육성에 매달려 왔다. 현재 이들 산업은 새로운 산업 조류와 ‘신 넛크래커’의 영향으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 수출은 수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리 경제가 2~3%대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이다. 한국은 신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제4차산업의 선점에 국가와 기업의 명운이 달렸다.

자금과 기술, 우수 인력을 보유한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이 드론ㆍ인공지능(AI)ㆍ무인자동차ㆍ사물인터넷(IOT)ㆍ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신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 제4차산업 육성의 성공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물과 인터넷,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모든 것의 융복합에 달렸다. 여기에 정부와 국회,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사 등 경제 주체가 함께 제4차산업혁명에 참여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주체의 융복합을 이뤄내야 신산업 육성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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