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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숙인 홍만표 5년만에 ‘친정귀환’
한때 대형사건때마다 특수통 명성
이젠 피의자 신분으로 후배앞에
檢, 내일소환 로비·탈세의혹 조사



검사장 출신 홍만표(57ㆍ연수원 17기·사진) 변호사가 퇴임 5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7일 오전 10시 홍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홍 변호사는 ‘전관 로비’와 탈세 혐의 등으로 얼룩진채 조사실에서 후배 검사와 마주하게 됐다.

1991년 울산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홍 변호사는 2011년 퇴임할 때까지 20년간 굵직한 비리사건들을 전담 수사하며 이름을 날렸다. 검찰은 국가를 뒤흔든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특수통’인 그를 투입해 성과를 올렸다.


1995년 서울지검 특수3부 소속이었던 홍 변호사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에 합류하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섰을 때에도 그는 공판검사로 현장을 지켰다. 홍 변호사는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끄럽지 않나” 등의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 재판장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일화가 있다.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이던 대검 중수부가 ‘유능한 검사들로 수사팀을 보강하겠다’며 부른 이들 중 한 명이 홍 변호사였다. 이후 수사팀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씨를 구속하는 등 전례없는 성과를 올리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때 함께 수사팀에 있었던 이가 홍 변호사의 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김수남(57ㆍ16기) 현 검찰총장이다.

2001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홍 변호사는 정치인과 검찰 간부, 국정원 등이 연루된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등 대형 비리사건을 연이어 수사하며 다시 한번 능력을 과시했다.

눈길을 끄는 건 홍 변호사가 현직 검사 시절 이 사건들을 수사하면서 검사 출신 선배들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이다.

홍 변호사는 2001년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된 신광옥(73ㆍ2기) 전 법무부 차관을 불러 직접 조사해 구속시킨 바 있다. 신 전 차관은 대검 중수부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지낸 검찰 출신 인사였다.

5공 비리 재판 때도 홍 변호사는 법무부장관,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과 법정에서 일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도 이번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에 연루된 전관으로 전락해 검찰에 불려나오게 됐다. 그를 수사할 특수1부의 이원석(47) 부장검사는 연수원 27기로 홍 변호사와 10년 차이가 난다. 게다가 특수1부는 홍 변호사가 15년전 이용호 게이트 수사 당시 몸 담았던 부서이기도 하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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