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본고장인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 백화점에서 한국 전통 식품을 소개하는 ‘제 1회 코리아 아티장 페어’가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11일까지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yette Paris, 이하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한국의 전통 식품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통 식품이 유럽 현지 백화점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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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회 코리아 아티장 페어’를 알리는 포스터 |
이번 행사에는 현대의 프리미엄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의 제품들과 전통차 전문기업 쌍계제다의 차류, 종가장촌의 전통 장류 등이 선보인다.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선정된 곳은 총 5곳. 현대백화점은 중소기업청 산하 대중소기업 협력재단과 공동으로 운영비용을 지원, 4개 중소 식품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행사 기간 동안 전통 된장과 발효 식초, 한과 등 30여개의 식품들이 전시되고 다양한 레시피로 재탄생해 파리 현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발효 식초 장인인 김순양씨는 행사에 동행해, 한국 발효식품의 특징을 알리고,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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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동대문시티아울렛 1층에 입점한 명인명촌 매장의 모습 |
이번 행사는 라파예트 백화점의 적극적인 러브콜 덕분에 성사됐다. 프랑스 최고의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라파예트 백화점은 지난 2014년부터 임원들이 한국을 수차례 찾으며 현대백화점에 행사를 제안했다. 유럽 현지에서 한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임원들이 한국 시장 조사차 방문했다, 한불상공회의소의 추천으로 현대 판교점을 보면서 본격적인 입점 논의가 진행됐다. 라파예트 백화점은 매년 연인원 3000만명 이상이 찾는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점 1층 정문 바로 앞에 행사장을 마련하면서, 면적도 다른 매장보다 50%나 늘려 제공하는 등 여러 혜택을 부여했다.
기존에 라파예트 백화점이 자국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해외 식품 브랜드에 후한 제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라파예트 백화점은 신규 식품 브랜드가 입점을 할 때에도 다른 곳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까다롭게 따져보는 곳이다. 입점에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
라파예트 백화점 관계자는 “쉬운 방식과 타협하지 않고 수십년간 한길을 걷는 전통과 철학을 바탕으로 소량 생산을 고집하는 장인의 특징이 진정성과 깊이,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프랑스의 식문화와 일맥상통한다”며 “현지 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이 지난 8년간 육성해온 명인명촌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명인명촌 프로젝트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백화점이 프리미엄 전통 식품을 육성하고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2009년부터 각 지역의 특색과 전통 생산 방식을 보유한 재야 장인을 모시며 식품을 소개해왔다. 압구정 본점 등 16개 점포에 단독 매장을 마련했고, 마케팅이나 디자인, 서체 등도 지원했다. 매년 명절이면 명인명촌의 식품들로 제안한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통식품은 소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방식이어서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회사 차원에서 공유가치 창출 활동의 일환으로 별도 지원기금을 조성하는 등 장기적 관점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라파예트 진출을 계기로, 전통식품에 고급화 전략을 결합해 한국 전통 식품의 우수성을 해외에 수출하는데 힘쏟는다는 계획이다.
홍정란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장(상무)은 “발효식품을 고급상품군으로 인식하는 유럽 현지 식품시장을 볼 때 매실식초나 고추장 등은 프랑스 현지에서도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