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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국민브랜드 ⑨ 베트남 커피 쯩응우옌 ‘G7’]스타벅스도 손든‘베트남의 자부심’…여행자 하나쯤은 사는 인스턴트커피
베트남 여행자들이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쯩응우옌(Trung Nguyen)의 ‘G7’ 커피다. 이는 빨간색과 검은색 포장지에 담겨 있는 인스턴트 커피로, 진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G7’이라는 이름은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 모임에서 따왔다.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의 커피를 선진국에서 인정받겠다는 각오로 지은 이름이다.

의대생 출신…베트남의 커피왕 당레응웬부=베트남 최대 커피 전문점 쯩응우옌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당레응웬부(Dang Le Nguyen Vu)는 의대생이었다.

그는 베트남 커피의 수도라 불리는 부옷마투옷에서 의대를 다니면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됐다.

쯩응우옌의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 ‘G7’[출처=쯩응우옌 페이스북]

그는 의사가 되는 대신 커피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돼지를 키우던 그의 부모는 눈물을 흘렸다.

당레응웬부는 1996년 쯩응우옌을 설립했다. 처음에 자전거로 커피를 배달하다 오토바이로 갈아탔다. 십여년 뒤 그는 베트남 전역에서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당레응웬부가 쯩응우옌을 설립했을 당시 베트남은 로스팅하지 않은 생두(green bean)만 수출했다. 세계 두번째 커피 생산대국이지만 생두만 팔다보니 경제적 부가가치는 낮았다.

당레응웬부는 베트남에서 최초로 커피 전문점을 세운데 이어, 미국과 중국 등 수십개국에 진출했다.

그는 2012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커피 농부들은 커피 산업이 벌어들이는 돈의 20분의 1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왜 계속 네슬레나 스타벅스 같은 기업이 이윤을 다 챙기도록 놔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인스턴트 커피 ‘G7’은 쯩응우옌이 2003년에 런칭한 브랜드다. 당레응웬부는 “베트남 사람들은 외국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한다”며 “만일 베트남 제품이 G7같은 선진국에서 인정받는다면 베트남 국민들도 인정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작명 이유를 밝혔다.

베트남의 독특한 커피문화 핀필터.
[출처=쯩응우옌 페이스북]

베트남의 ‘커피 왕’이라 불리는 당레응웬부는 자산이 1억달러(약 1200억원)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약 240만원)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당레응웬부는 말(馬) 기르기와 함께 마오쩌둥, 나폴레옹, 발자크, 베토벤 등 영웅들의 흉상 수집을 취미로 삼고 있다. 베트남의 커피 산업을 바꿔놓은 그는 “거대한 변화는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말했다.

쯩응우옌의 프리미엄 커피인 레전디(Legendee) 포장지에는 나폴레옹 그림과 함께 “커피를 마실 때 아이디어는 군대처럼 행진해온다”는 발자크의 어록이 담겨있다.

스타벅스도 고전한 커피 대국 베트남=베트남에 커피가 소개된 것은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인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은 커피를 생산하기에 적당한 기후와 토양으로 커피 생산 대국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품질 높은 아라비카가 아니라 인스턴트 커피 등에 쓰이는 로부스타가 대부분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진하게 내린 커피에 달달한 연유를 넣어 마시는 것을 즐긴다. ‘핀필터’라는 기구로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도 베트남의 독특한 커피 문화다.

쯩응우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는다”며 “집이나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긴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커피 시장을 장악한 스타벅스도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스타벅스는 2013년 호치민시에 1호점을 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트남은 뿌리 깊은 커피 문화를 갖고 있고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며 “스타벅스의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13년 이후 베트남에서 19개 매장을 열었다. 한국에서 8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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