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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 고된 청춘 ②] 시급도 강남ㆍ강북 격차…알바생 “내가 괜히 강남 가나?”
-지난해 강남구 평균 시급 6418원…도봉구 6034원 최하
-강남ㆍ북 일자리수 양극화…강남 3구가 전체 공고 29% 차지



[헤럴드경제=강문규ㆍ이원율 기자] #. 서울 강북구에 사는 휴학생 A 씨는 매일 오후 알바를 위해 지하철 타고 강남구로 향한다. A 씨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알바 자리’를 찾지 않고 1시간이나 걸리는 강남까지 가는 까닭은 ‘알바생 대우’ 때문이다. A 씨는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일을 해도 강북에서는 최저임금만 주는 곳이 많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A 씨가 지난달까지 일하던 강북구 커피숍에서는 시급 6030원을 지급했다. 강남에 위치한 동일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시급 7240원을 받으며 일하는 A 씨는 “1시간 거리에 매일 왕복 교통비 3000원 가량이 더 들지만 이곳에서 돈도 더 많이 받으며 합리적으로 일하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서울시내 알바 시장에서 강남ㆍ강북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알바 포털 알바천국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5 상반기 서울시 알바 노동실태’를 보면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중 평균시급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6418원)였다. 

서울시내 강남ㆍ강북간 알바시급 차이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강남구는 2014년 하반기 6위에서 1위로, 서초구는 10위에서 2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 반면 도봉구는 평균시급이 6034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노원구(6058원), 중랑구(6072원), 관악구(6084원)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의 평균시급은 6334원으로 강북보다 169원이나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 알바 평균시급은 6188원이었다.

A 씨처럼 자신이 사는 곳에 멀어도 ‘합리적인 시급’을 지급하는 알바를 찾는 청춘들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하루 8시간 일하는 A 씨의 경우 강북에서는 일주일(주 5일 기준)에 24만1200원을 받지만 강남에서는 28만9600원으로 4만8400원을 더 받는다.

채용 공고수에 있어서도 강남ㆍ강북간 편차가 컸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 뚜렷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상반기 11만3769건의 알바 채용 공고를 내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전체 채용 공고수의 15.3%에 해당하는 수치다. 도봉구(9277건)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도 꼴찌였다.

특히 강남 3구(강남 15.3%, 서초 7.5%, 송파 6.2%)의 공고수는 전체의 29%로 채용시장 내 활발한 움직임을 주도했다.

반면 강북 3구(중랑 1.9%, 강북 1.8%, 도봉 1.2%)의 채용공고는 4.9%로 강남의 6분의1 수준에 그쳤다.

서울 자치구 알바 일자리 시급 현황. (2015년 상반기)

성북구에 사는 대학생 이모(26ㆍ남) 씨는 “주변에 입시학원이 많지만 강남으로 이동해 학원 강사 일을 한다”며 “시급과 근무환경, 비전쌓기 모두 강남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에 따라 수도권과 지역 사이에 노동 임금 차이가 나듯 해당 현상도 비슷한 원리로 보인다”며 “같은 업종이라도 규모가 크면 임금이 높아지는 경향에 따라 이러한 임금 차이가 결국은 강남과 강북의 산업 규모 격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북에서는 낮은 임금을 제시했을 때 고용주들이 임금을 올리는데, 그걸 받고라도 일할 수 있는 학생이 더 많았다는 것으로 볼수 있다”며 “경제학적으로 수요공급 원리”라고 설명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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