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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룡들, 與野 경계없는 행보…대선시계 빨라진다
김종인·유승민 ‘어젠다2050’ 참여
손학규-국민의당도 ‘접점찾기’
새누리 정운천 호남서 특강도



정치권의 시선이 벌써부터 내년 대선을 좇고 있다. 원(院) 구성 협상을 사이에 둔 여야 지도부의 신경전에도 아랑곳없이 ‘잠룡(潛龍)’들은 모이고, 흩어지고, 내달린다. 정치권은 여야와 동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행보가 지난 15대 대선 당시와 같은 ‘군웅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여야의 거물들은 최근 초당적 연구단체인 ‘어젠다 2050(가칭)’의 참여를 확정 지었다. 어젠다 2050은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해 만든 미래연구 싱크탱크로 이날 오후 국회 연구단체 신청을 한 뒤, 이달 말 발족식을 거행할 방침이다.

어젠다 2050에는 이 외에도 이학재ㆍ박인숙ㆍ오신환ㆍ주광덕 새누리당 의원과 조정식ㆍ이철희 더민주 의원, 김성식ㆍ김관영ㆍ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중심축으로 한 중도개혁 성향의 인물들이 여야의 경계를 넘어 뭉친 셈이다. 특히 잠재적 대권 후보인 유 의원은 앞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출범한 ‘새한국의비전’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수면 아래로 몸을 낮췄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역시 ‘미래혁신포럼’이라는 연구단체를 결성하며 기지개를 켰다. 김학용 전 비서실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권성동 전 전략기획본부장, 김성태 의원 등 비박계 현역 ‘호위무사’를 대거 포진시켰다. 전당대회 이후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하더라도 대권 가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든든한 받침대를 만들어 둔 셈이다.

야권에서는 송영길 더민주 의원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 연구모임’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다산 정약용 연구모임’을 각각 설립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임도 모두 ‘여야 경계 타파’를 대문에 내건 초당적 세력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새 판짜기’를 언급하며 정계복귀를 시사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평소 정약용을 롤모델로 내세워 온 것을 감안하면, 다산 정약용 연구모임을 통한 국민의당과 손 전 고문의 ‘접점 찾기’가 빠르게 진행될 공산도 크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손 전 고문이 한울타리 안에서 경쟁하며 몸값을 키운 뒤, 대선 직전 단일화 승부를 보는 시나리오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이난영 가요제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오랜 시간 입당을 설득한 것 역시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주자로 몸값을 높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전북 지역을 찾아 정운천 의원 등 주요 인사를 만나는 등 당내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또 원광대 특강을 통해 우리 사회 분열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미래사회 개척을 위한 한국적 리더십과 사회 통합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대권 철학’ 공개를 자처한 것이다.

이처럼 잠룡들의 진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15대 대선 때와 같은 ‘후보 난립’상황이 19대 대선에서도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3당 체제였던 1997년 당시 대선에는 각 당의 내부 분열과 야권 신흥 세력의 등장이 겹치면서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대선 직전 이회창 후보 단일화), 김한식, 신정일, 권영길 등 다수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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