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현지시간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의 한 기자가 트위터에 “모델 3는 파나소닉 20700이고, 로드스터는 LG 화학, 테슬라 에너지는 삼성일 수 있다는 거냐?”고 질문한 것에 대해 머스크 CEO가 “맞다”고 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삼성SDI가 태슬라의 가정용 에너지 저장 제품(ESS)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슬라는 ‘파워월’과 ‘파워팩’으로 알려진 가정용 및 산업용 전기 저장장치(ESS)를 만들고 있으며, 지난 1분기에만 2500대의 가정용 제품과 100대의 산업용 제품을 북미와 아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에서 판매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테슬라가 전기차용 배터리로 삼성SDI 제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파나소닉과 협업 관계는 변함 없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부인하는 뉘앙스의 트위터 글을 남긴 바 있다. 파나소닉과 함께 50억 달러를 투자해 만들 미국 네바다주 배터리 공장 오픈을 앞두고 흘러나온 핵심 부품 공급선 다변화 뉴스를 서둘러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력 제품인 전기 자동차 외, 가정용 및 산업용 ESS와 또 다른 전기 자동차 로드스터에서는 결국 파나소닉이 아닌, 삼성SDI와 LG화학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보다 구체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주요 소비자인 테슬라 입장에서 공급선을 다양화 할 필요도 있고, 또 기술적 측면에서도 보다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 및 LG화학 제품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전기 자동차 및 관련 제품 시장이 테슬라의 기대처럼 성장할 경우, 파나소닉이 독점했던 핵심 부품 시장도 경쟁사인 삼성SDI및 LG화학에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의 보도, 그리고 머스크 CEO의 트윗 전후로 일본 파나소닉과 삼성SDI 주가는 크게 아래위로 흔들리기도 했다. 삼성 SDI의 주가는 테슬라 전기차에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전날 6.28% 급등했다가, 이날 오후 파나소닉과 독점 협업 소식이 전해지면서 8.02% 내린 10만9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일본 도쿄증시에서 파나소닉의 주가는 머스크 CEO의 최초 트윗 이후 4.77% 뛴 990.1엔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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