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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우외환’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수주로 기사회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검찰 수사와 구조조정 그리고 소액 주주들의 소송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상반기 영업흑자 전환을 장담한 정성립 사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 올해 첫 대규모 수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주측은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사와 마란탱커스(Maran Tankers Management)사다. 계약 물량은 LNG선 2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 등 모두 4척이다. 계약 규모는 5억8000만달러다. 올들어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추후 진행 경과에 따라 같은 규모의 추가 발주 약정(옵션)도 체결돼 있는 상태다. 계약 진행 여부에 따라 모두 지금 계약의 두배인 11억6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티어3(선박 배출 질소산화물 규제)’ 기준을 만족시키는 친환경 선박들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오른쪽)과 안젤리쿠시스 그룹 사주 딸인 마리아 안젤리쿠시스(왼쪽)가 LNG선 및 초대형 원유운반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 측은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94년 첫 거래 이후 이번 계약까지 총 88척의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전통의 고객사다. 현재 총 21척의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루마니아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립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상반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에 26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1분기 적자폭을 메울만큼 2분기 흑자 폭이 크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수주 소식과는 별개로 대우조선의 현재 상황은 썩 낙관적이지 않다. 총 생산규모를 30%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이 전날 발표된 탓이다. 14개의 자회사를 모두 팔아야 되고 쏠쏠한 ‘현금장사’였던 방산부문도 분리해 매각해야 한다. 직원수도 20% 줄이고 일부 도크도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다.

검찰 수사까지 겹쳤다. 검찰은 전날 대우조선 본사 및 옥포조선소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섰다. 담당 수사관 40여명이 1주일 이상 확인작업을 벌여야 할만큼 많은 양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수사 대상은 전직 사장들이지만 참고인 조사 등을 앞두고 사내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소액 주주들이 대우조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중이다. 소액주주 420여명은 최근 대우조선 등을 상대로 24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 수주에 과도하게 뛰어들면서 회사에 큰 손해가 났고, 부실회계로 인한 주가 폭락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 소송 이유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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