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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롯데그룹 압수수색] 롯데 심장부 겨눈 檢…‘원 롯데’ 리더십 상처받나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검찰이 10일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최근 잇달아 불거져온 계열사별 난제와는 차원이 다른 ‘제 2 롯데사태’가 터졌다는 평이 파다하다. 이번 수사는 그 폭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도 겨냥할 수 있는 것이어서, 향후 그룹의 경영권까지 예기치못한 변화를 맞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 계열사 7곳,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장소 중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자택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회장이 거주하면서 집무실로 쓰던 호텔 34층까지 검찰의 손이 미쳤다. 사실상 그룹의 심장부를 정조준 한 것이다.

검찰이 10일 오전 8시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 계열사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 17곳에 직원 200여명을 투입하여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 중구의 남대문로 81에 위치한 롯데그룹 본사에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사정에 나서면서 재계에서는 지난해 롯데사태보다 걷잡을 수 없는 ‘제 2 롯데사태’라는 말이 번지고 있다. 그 여파는 제 2 롯데사태의 것이 훨씬 더 두렵게 와닿는 상황이다.

지난해 롯데사태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점에서 그룹의 위상이나 역량이 위축될 염려까지는 없었다. 경영권이 어느 쪽으로 넘어가건 내분을 가라앉히고 회사의 역량을 다지는 수순이 뒤따르기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 2 롯데사태는 검찰이 본격적인 칼을 빼든 사정이라는 점에서 그 여파가 다르다. 검찰이 신동빈 회장 자택까지 봤다는 점에서 향후 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다시 한 번 이전투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총수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일본에서의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도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부터 호텔롯데의 상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호텔롯데는 99%에 달하는 일본 롯데측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기 위해 30~40%를 신주로 발행해 상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 과정에서 구주를 보유한 일본 주주들은 비중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다독이는게 ‘신동빈 리더십’의 첫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전해지면 일본 주주들이 신동빈 리더십을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

당장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인 신동주 회장은 반격에 나섰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일 롯데면세점이 입점로비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직후 일본에서 광윤사 대표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광윤사는 롯데그룹 모회사에 해당하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로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에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필요한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외에도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출자한 자회사인 L투자회사 12곳이 호텔롯데 지분 72.65%를, 광윤사도 호텔롯데의 지분 5.45%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의 표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밀린 바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회장이 우호지분을 모아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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