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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 시장‘럭셔리’전략 통했나…분양가 고공비행
최고급 마감재·드레스룸 등 혜택
일원동 재건축 ‘래미안 루체하임’
3.3㎡ 3730만원…59㎡ 10억 육박


오는 15일 1순위 청약을 받는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는 웬만한 선택사항(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발코니 확장비, 시스템에어컨, 쿡탑, 오븐, 현관 중문, 붙박이장, 전동 빨래건조대 등 약 2000만원 상당이다. 드레스룸에 제습기, 욕실에 칫솔살균기까지 기본으로 넣었다.

분양가는 전용 59㎡은 최고 6억1000만원, 84㎡ 최고 7억3000만원이다. 상도동 최고가다. 동작구 흑석동 8구역 재건축으로 최근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친 롯데캐슬 에듀포레와 비슷하다.

1982년 준공 당시 상도동의 대표 부촌 아파트였던 상도 대림아파트가 34년만에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럭셔리’ 전략을 꾀했다. 수전(수도꼭지)은 독일산, 마루와 벽지는 일반 강마루가 아닌 친환경 고가 소재다.

인근 S공인 중개소 대표는 “마감재는 ‘개포동 수준’으로 동작구 최고급”이라고 했다. 조합이 일반분양 시 발생하는 예상수익 150억원을 나눠 갖지 않고 내외장재 고급화에 썼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또 “상도 노빌리티 분양가가 알려진 뒤로 상도동 엠코타운센트럴파크 등 주변 아파트 시세가 따라 오르고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개포 주공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에서 시작한 재건축 아파트의 ‘럭셔리’ 전략이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동작)에 경쟁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외산 가구와 고급 마감재로 비싸게 포장한 다음 분양가를 높여 일반에 분양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호텔급 조식과 영어유치원 등 무형의 서비스 상품을 끼워넣는다.

보통 분양가는 자재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순수 건축비, 토지값, 사업비 등을 합산해 산정하는데, 매년 오르는 토지값과 인건비 외에 선택사항 기본제공에 고급화 전략이 ‘먹히는’ 통에 더 뛰게 된다.

강남구 일원동 일원현대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루체하임’도 마찬가지다. 개포택지개발지구 내에서 두번째로 일반분양하는 이 아파트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비교해 더 고급한 내장재를 썼음을 내세웠다.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중대형에 쓰인 독일 노빌리아 주방가구를 전용 59㎡부터 사용하고, 마루는 이탈리아 리스토네 조르다노, 욕조는 미국 앵글피드, 수전은 독일 그로헤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또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빌트인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일체형 렌지후드 등을 모두 기본으로 제공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 당 3730만원. 59㎡가 9억원대로 10억원을 육박했다. 입지가 개포지구에서도 중심에서 벗어난 외진 지역인데도, 최근 마친 청약 경쟁률은 평균 45대 1로, 올 들어 분양한 서울 아파트 중 최고 기록을 남겼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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