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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킴스클럽 매각’속도…이랜드 숨통 틔나
미국계 사모펀드 KKR과 구속력 있는 MOU
업계선 매각대금 6000억~7000억원대 예상
재무개선 성공땐 면세사업 도전여부도 주목



이랜드그룹이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하 KKR)와 킴스클럽 매각에 관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하면서 재무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의 ‘티니위니’ 사업권과 킴스클럽 매각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재무악화로 시름하던 이랜드가 올해 ‘돈맥경화’에서 벗어나 신사업 등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랜드그룹이 사모투자펀드인 KKR과 킴스클럽 매각에 관한 구속력이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재무개선 작업에 속도
를 내고 있다. 사진은 킴스클럽 매장 모습.

이랜드는 지난 13일 KKR과 킴스클럽 매각에 대한 바인딩 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KKR과 오랜 기간 서로 신뢰감을 가지고 진행해온 기존 내용을 기준으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지금부터 좀 더 전향적인 협상을 통해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랜드와 KKR은 향후 한 달여 간 매각 방식과 가격을 논의한 뒤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킴스클럽 영업권 매각은 지난달 말께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세부사항 조정에서 이견이 있어 이달로 늦춰졌다. 매각 지분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않아 가격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 업계에서는 KKR이 6000억~7000억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규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랜드는 최근 의류브랜드 ‘티니위니’의 중국 사업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점이 KKR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랜드의 ‘티니위니’는 지난 7일 중국에서 예비입찰을 진행, 10곳의 기업이 참여한 바 있다. 이 중 5개 기업이 최종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는데, 이들이 제시한 가격이 모두 1조원이 넘었다. 매각 대상은 중국 내 티니위니 상표권과 사업권, 디자인, 영업조직 등으로 글로벌 사업권은 포함되지 않는 구조다. 그럼에도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1조원 이상의 가격을 불렀다는 점은 중국에서 티니위니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티니위니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4462억원, 당기순이익 903억원을 기록했던 인기 브랜드다.

티니위니와 킴스클럽 매각 등이 일정에 맞춰 제 궤도를 따라가면, 이랜드의 재무개선 작업에 남은 과제는 중국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와 이랜드 리테일 IPO(기업공개) 등이 남는다.

이랜드가 추진중인 중국법인 프리IPO는 티니위니 브랜드 영업권을 따로 떼어 매각하는 바람에 덩치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티니위니가 그만큼 중국 법인의 핵심 사업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뉴발란스나 스코필드 등 다른 브랜드의 인기도 티니위니 못잖은 수준까지 올라간 만큼, 남아있는 사업부 위주의 프리IPO에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추진중인 재무개선안을 통해 연말까지 최소 1조5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고, 298%인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추려 하고 있다. 티니위니 중국 사업권 매각이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보여준 덕분에, 이 같은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킴스클럽 매각, 리테일 IPO 등을 통해 기대 이상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게 되면 서울 시내 면세점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세청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내줄 면세점 면허는 총 3장. 롯데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의 부활이 유력한 시나리오였지만 최근 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 부활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는게 업계의 총론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면세점 도전을 공언한 가운데, 유통과 패션, 레저의 3대축으로 그룹을 키워온 이랜드가 면세사업까지 도전하게 될지가 올 하반기 ‘면세점 대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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