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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물로 목욕, 매일 소금국만… ‘그것이 알고싶다’ 장항 수심원은 어떤 곳?
-소금국에 꽁보리밥, 이불은 10년째 안 빨아

-한겨울에도 맨발, 구타와 강제 노역 당연시

-탈출한 수용자 증언 “사망자는 암매장” 폭로




[헤럴드경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18일 ‘장항 수심원의 슬픈 비밀’ 편을 방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심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심원은 충남 장항에서 약 11㎞ 떨어진 외딴 섬 유부도에 위치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로, 지난 1997년 그것이 알고싶다의 고발로 폐쇄됐다. 



당시 방송에서 수심원 수용자들은 화장실도 따로 없는 독방에 갇혀 지내고 10년 동안 빨지 않은 이불을 덮은 채 생활하거나 칸막이 없는 화장실을 쓰는 실상이 그대로 전파를 타 충격을 줬다.

소금국과 새우젓, 단무지가 식사의 전부였고, 라면 한 그릇을 위해 성추행을 감수해야했던 여자 수용자의 고백도 고스란히 방송됐다.

보건복지부는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뒤인 지난 1997년 10월 수심원에서 탈출한 원생의 폭로에 따라 현지조사를 벌였고, 원장 등 직원들이 수용자들에게 수갑을 채워 독방에 가두고 폭행하거나 강제노역을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사실을 확인했다.

탈출한 신모 씨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용자 중 30명이 사망해 암매장됐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이들 중 2명은 식수 대신 짠물을 줘 죽었고, 1명은 말을 듣지 않아 구타당해 사망했다”며 “나도 5㎝짜리 쇠파이프로 갈비뼈를 맞고 철창에 갇혔었다”고 폭로했다.



수심원은 매년 1억7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았지만 1년 내내 수용자들에게 소금국과 꽁보리밥을 제공했고, 지하수가 아닌 바닷물을 목욕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1명의 수용자 가운데 32명은 귀가 뒤 통원치료가 가능한데도 사실상 감금된 상태였고, 급식시설이나 위생환경도 참혹했다.

1993년에는 수심원의 이사장 강모 씨가 “남편을 수심원에 수용시켜 달라”는 A(여) 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남편 B 씨를 강제수용해 배임수재 및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남편 소유의 부동산을 가로채려 이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수심원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수심원 수용자들은 겨우 유부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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