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KT&G 공기업 환원설의 저의는 무엇인가
10개월에 걸친 검찰의 KT&G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불똥이 엉뚱한데로 튀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전현직 KT&G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과 협력,납품업체 임직원 42명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과정에서 리베이트와 횡령, 상납, 인사청탁,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하지만 이같은 비리의 원인으로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 미비가 지적되면서 KT&G를 다시 공기업으로 환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모양이다. 민영화 이후 공공기관 평가, 감사원 감사 등 외부 감시에서 벗어나면서 고질적 내부비리가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KT&G 임직원의 비리 사실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걸 빌미로 민영화를 되돌리자는 주장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결론이다. 그런 발상이 나오는 이유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젠 아예 CEO를 편하게 입맛에 맛는 낙하산으로 내려보내자는 의도로 읽히기 딱 좋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낙하산 CEO에 대한 명분을 만들고자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KT&G 정도의 거대기업이라면 여러모로 쓰임새 많은 낙하산 중에도 최고 수준의 자리일 것이다. 안그래도 사장 임기말이면 항상 낙하산 인사설로 술렁이는 곳이 KT&G다. 사외이사들이 그나마 목소리를 높이며 낙하산 CEO를 막아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공기업 시절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왔다. 매출액은 2조 306억원에서 2015년 4조 1698원으로 10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863억원에서 1조365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 실적은 그대로 자본시장에 반영되어 시가총액이 2002년 3조원에서 2015년 14조3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실적으로는 한두해 먼저 민영화된 포스코나 KT보다도 나으면 나았지 못할게 없다. 낙하산은 전문가 탄생을 막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을 소외시킨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보면 임명될때 낙하산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인사들의 평점은 거의 낙제 수준이다. 그 폐해는 개인이나 해당 기관의 위상 추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 오늘날 대우조선 사태는 낙하산 인사가 가장 큰 원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데체 또 하나의 대우조선을 만들자는 것인가.

이번 수사결과 나타난 내부 비리에대해 KT&G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 근절방안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요즘 기업들이 많이 채택하는 준법감시인제도를 신설하는 정도가 방안일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