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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점심값 줄이는 직장인…저물가 타령만하는 정부
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7년만에 줄어들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 점심값은 6370원이었다. 2009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009년 당시 5193원에서 매년 4%가량 늘었던 점심값은 지난해 6566원에서 3%가량 떨어졌다.

응답자들 중 43.9%가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밝혔고, 구내식당(34.9%), 도시락(13.5%) 편의점(6.1%) 이용자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회사 근처 식당을 이용한다고 밝힌 응답자가 68.7%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무려 25% 가량이 줄어들었다. 이들은 구내식당, 도시락, 편의점 등 좀 더 싼 식사를 찾아나선 셈이다. 구내식당 이용자가 12% 가량, 도시락 이용자도 8%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 이용자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로 근처 식당 이용자의 평균 점심값은 7816원인 반면, 구내식당(5431원), 편의점(4882원) 이용자의 지출은 훨씬 적었다.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족’이 14.8%로 늘어난 것도 홀쭉해진 지갑과 무관하지 않다. 후배와 식사를 할 경우 선배가 식대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아, 용돈이 한정된 직장인으로서는 체면불구하고 혼밥족을 택하기도 한다. 젊은층의 경우 혼자 식사하는게 편해 ‘혼밥족’이 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런 직장인들의 ‘긴축 점심문화’는 편의점 도시락 매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도시락 시장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급증했고, 소주 등 스테디셀러를 제치고 편의점 매출 1위 상품으로 등극한 곳도 있다. CU의 경우 1분기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 늘어났다고 하니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분위기는 직장인들이 쓸 수 있는 돈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서 비롯된 씁쓸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0%대지만, 주거비 교육비 교통비 서비스요금 등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 가계경제는 위축될대로 위축됐다. 샐러리맨들이 얇아진 지갑을 더 닫는다면 경제가 회복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경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통계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저물가라고 정부가 노래를 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여전히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정부당국은 통계지표만 내밀지 말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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