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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잠 자는 법 ④]꿀잠이 치매 예방한다
- 수면량과 치매 소견간에 음의 상관관계 확인…좋은 수면이 치매 치료 가능성 시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예로부터 수면은 보약이라고 했다. 현대의학의 시각에서도 수면의 양이 적거나 질이 나쁘면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질환들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령의 증가와 함께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 역시 수면의 양과 질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으나, 그 인과관계에 대해 명백히 밝혀진 바는 없었다.

최근 노지훈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이러한 인과관계의 해답을 제시하면서 수면의 조절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

노 교수는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가 증가할수록 수면의 양이 줄어 들고, 깨어있는 상태가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반대로 원천적으로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차단하면 정상 수면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노 교수는 사람에서도 동일하게 알츠하이머병의 병리가 증가함에 따라서 수면의 일주기성 변화(약 12시간 깨어 있고 12시간 잠을 자는 생체 리듬) 역시 손상됨을 확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는 알츠하이머병과 수면은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조절되면 좋은 수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점을 시사한다.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선행 연구의 역방향으로 가설을 정립하고 수면을 조절할 때 과연 알츠하이머병의 병리가 변화하는 지를 확인했다.

각성 상태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오렉신(orexins) 혹은 하이포크레틴 (hypocretins)이라는 물질을 유전적으로 제거해 수면의 양을 인위적으로 증가(각성 상태를 감소)시킨 동물 모델에서 오렉신이 기능을 하지 않아 수면의 양이 일부 증가 (10%)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는 50%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병리 감소 소견이 확인됐다.

또 이러한 쥐에 오렉신을 보충해 줬을 때 각성의 증가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병리 소견의 증가가 나타났다. 이러한 소견이 오렉신 자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오렉신 조절에 따른 2차적인 수면의 변화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노 교수는 오렉신이 기능을 하지 않아 수면의 양이 증가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수면을 박탈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수면이 박탈된 쥐들에서는 오렉신이 기능하지 않음에도 뇌 내 알츠하이머병 병리 소견이 확연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 교수는 “종합적으로 본 결과 수면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소견은 서로 음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며 “좋은 수면,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소견을 줄이며,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치료적인 접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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