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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전월세 늘고, 부채는 많고…젊은사람 살기 힘든 서울
2016년도판 서울시민들의 ‘고단한 삶’이 드러났다. 서울시가 2003년부터 조사하는 서울서베이 2016년 결과다. 지난해 10월 서울거주 15세 이상 4만68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결과는 이 시대 서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자면 ‘힘든 서울살이’다. 경제활동의 중추를 담당하는 30대의 경우 주거비 압박이 심각하다. 주택장만이 가장 큰 목표이기도한 이들이지만 88%가 전월세주택에 산다. 특히 월세비율이 40%를 넘어 저축이나 내집마련의 꿈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30대가 가장 심각하지만, 전체적으로도 자가비율은 줄고, 전월세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다. 전체 가구의 66%가 빚을 지고 있으며 30대는 80%나 된다. 출퇴근, 교육, 편의성을 위해 서울에 살지만, 치솟는 주거비 교육비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 10년 후에도 서울에 살고싶다는 사람이 60%나 되지만, 과연 그 희망이 이뤄질지 불투명해보인다.

살면서 느끼는 위험으로 가족의 건강, 직업 불안정, 실직 또는 파산을 꼽았다. 범죄나 사고보다 직장을 잃는 것을 더 걱정해야하니, 삶 자체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노인복지를 위한 세금부담 의향이 전년도보다 하락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응답자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지만, 여력이 없다고 느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또 차별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소득, 학력, 직업을 꼽았다. 실제 우리 사회 대부분의 분야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는 차별에 대한 두려움이 서울시민이라고 없을리 없다. 가장 공평하지 않은 영역에서도 조세정책과 취업기회가 2,3번째로 꼽혀(첫번째는 소수자의 권리) 정부 및 기업의 공정성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간의 유대도 점차 약해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노인 10명 중 7명이 자녀근처에서 혼자 살거나 노인전용 시설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젊은층은 자녀근처 거주보다 노인전용시설에서 살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가족과의 동거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피하고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고 살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이미 주거와 육아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젊은 층이 급증하고 있어 비혼 1인가구,노인 1인가구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사회가 이들에게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서울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지금, 건강한 공동체사회가 해체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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