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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카이스트 교수] 세계 1위 초고속망 불구 클라우드는 꼴찌
4차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밀려 오고 있다. 제품을 넘어 데이터와 서비스가 초융합하는 새로운 O2O산업 생태계의 한가운데 ‘클라우드(Cloud)’가 있다. 데이터의 저장과 활용의 인프라인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4차산업혁명은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하고 온라인 현실과 오프라인 가상이 융합하는 개념으로 미국과 독일 등은 받아 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시계 제품에서 발생한 생체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빅데이터가 되고, 이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인에 최적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과 데이터와 서비스가 융합하는 신산업이 탄생한 것이다. 

1조원 넘는 기업가치의 벤처를 일컫는 유니콘(Unicorn)의 대부분은 이러한 O2O 융합영역에서 나왔다. 대표적 사례인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Uber)와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기업가치는 각각 70조와 30조원에 달한다. 그리고 이들은 예외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인프라를 활용해 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평균 창업비용이 2000년 500만달러에서 2011년 5000달러 수준으로 급감한 비밀은 클라우드·오픈소스·오픈플랫폼이라는 ‘3대 공유경제 인프라’ 구축에 있었다.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자체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필요가 사라졌다. 전기와 같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필요에 따라 사용하게 돼 가벼운 창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2010년)과 영국(2011년)은 ‘클라우드 우선(Cloud First) 정책’을 통해 민간과 공공을 막론하고 내부 서버에서 클라우드 활용으로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불법인 개인건강정보(PHR)의 클라우드 보관이 미국에서는 의무화됐다. 4차 산업혁명의 경쟁력은 클라우드 없이는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개인병원의 서버보다는 클라우드서버의 보안성이 우월한 것은 은행금고가 개인금고보다 안전한 것과 같은 이치다.

구글, 아마존, 애플, IBM 등 세계적 선도기업들은 매년 클라우드부문에만 1조원이 넘게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드랍박스, 에버노트, 링크드인, 스냅챗 등 수많은 창업 벤처들은 이들의 클라우드서비스를 활용해 가벼운 창업을 하고 혁신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클라우드인프라가 구축돼야 국가혁신이 촉진된다는 것은 이제 만유인력과 같은 불변의 법칙이다.

지금 전세계 인터넷트래픽의 3분의 2는 클라우드의 활용이다. 그런데 한국의 클라우드 활용은 3%대에 머물고 있다. 전세계 1위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춘 국가가 막상 클라우드서비스는 가장 후진국 수준인 이유는 바로 규제 때문이다. 금융과 의료 분야의 클라우드규제는 5.18일 규제개혁회의에서 비로소 숨통을 텄다. 하나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멀다.

규제 돌파를 위해 만든 클라우드진흥법은 “명시적으로 클라우드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클라우드를 이용할 경우 전산설비를 구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네거티브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사용규제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낙오자는 필연이다. 클라우드, 이제 공공이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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