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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잇돌 대출 성공으로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되길…
금융당국 중금리 대출 정책의 시금석이 될 상품이 확정됐다. 다음달 5일부터 출시되는 ‘사잇돌 대출’이다. 연 소득 200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자나 1200만원 이상의 사업소득자ㆍ연금소득자가 6~10%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거치기간 없이 최장 60개월 안에 원리금을 균등상환해야 하지만 그동안의 고금리를 감안하면 옛날 이자 정도로 원금까지 갚아나간다는 점에서 나쁠게 없다.

은행들은 사잇돌 대출을 중금리 대출 활성화의 기폭제로 키워나가야 한다. 쉽지않은 일이다. 시장은 시장원리에 따라 돌아가야 한다. 정책으로 떠밀면 실패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난다. 사잇돌 대출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의지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은 이미 두번이나 실패했다. 2005년엔 SC제일은행이 의욕적으로 선도했지만 연체율 급등으로 얼마 못가 스스로 판매를 중단했다. 2012년엔 당국의 압박에 떠밀려 여러 은행들이 상품을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대출실적이 미미하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모두 신용평가 기법과 능력부족으로 인해 생긴 일이다. 하루 아침에 이같은 능력이 쌓이지는 않는다. 이번에 시작하는 사잇돌 대출도 획기적인 신용평가 모델은 없다. 기껏 보증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수준이다. 은행이 서울보증에 평균 4%의 보험료를 내면 부실대출이 발생했을 때 원금을 보전받는 구조다. 하지만 보험금이 보험료 수익의 15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은행이 추가 보험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런 전제를 붙여놓을만큼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은행권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건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구조는 매우 기형적이다. 은행들은 금리 연 5% 안팎인 고신용 저금리 상품만 취급한다. 반대로 대부업체는 물론이고 심지어 저축은행에서도 30% 가까운 고금리 이외의 상품을 찾기가 힘들다. 10% 안팎의 중금리 시장을 이용해야 할 고객들이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는게 현실이다. 금리사각지대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신용등급 5~7의 서민이 줄잡아 1000만명을 웃돈다.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에 그토록 발벗고 나서는 이유다. 서민층을 위해 만들어진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도 중금리 상품이긴 하지만 정책금융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속가능한 처방이 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사잇돌 대출이 그 부족함을 메꾸는 효자 상품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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