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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연근무 만족도 높아, 기업문화도 달라져야 의미
근로자 개인 상황에 따라 출퇴근과 요일별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근로자와 기업 모두 매우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150개 기업 중 138개사(92%)가 제도 시행에 만족한다는 답을 했다. 생산성이 향상됐고 이직률이 감소했다는 답도 90%를 넘었으며,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효과(87.3%)도 높았다고 한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일과 가정을 양립하게 해줬다는 답변도 96%를 넘었다. 기업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과 달리 유연성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의 도입률은 턱없이 낮다. 업무에 차질이 없다면 유연근무제는 지속적으로 확대적용할 필요가 있다. .

일하는 시간은 긴데, 노동생산성은 떨어지는 나라. 대한민국 기업과 근로자들의 현 주소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285시간으로 OECD 회원국중 가장 길었다. 가장 짧은 독일보다 900시간 이상 많았다. 야근과 잔업, 휴일근무가 일상일 정도로 회사에 남아있지만 효율은 형편없다. 상사의 허락없이는 자리를 뜰 수 없으니, 일손이 제대로 잡힐리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은 남의 나라 얘기다. 장시간 붙잡아 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업은 이런 현장의 문제에 눈감아왔다. 오랜 시간 굳어진 국내 기업문화 DNA가 바뀌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의 질이 높은 근로자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다는 간단한 원리를 이해하면 도전해 볼 만하다. 유연근무제의 여러가지 형태 중 각 기업 여건에 맞는 제도를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다. 상사 눈치보기, 남은 직원들의 불만,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 대체인력 확보 비용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로드맵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직급 축소, 호칭개선, 회의 및 보고기간 단축, 자유로운 휴가계획 수립 등 ‘스타트업’ 체질로 바꾸겠다는 게 그 핵심이다. 철저한 상명하복의 기존 문화를 떠올리면 쉽지않은 도전이나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삼성의 변화가 연착륙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점만 해도 평가받을 만하다. 다른 기업에도 기업문화의 혁신 바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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